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지난 4월12일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을 막아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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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 3인은 아이언돔이 헤즈볼라의 공격에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스라엘과 주고 받았다고 밝혔다.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적어도 일부 아이언돔 배터리는 (헤즈볼라의 공격에) 압도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도 같은 우려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전면전 시 헤즈볼라가 이란의 지원으로 비축한 대량의 정밀유도탄과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실제 이달 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육군기지의 아이언돔 포대를 드론으로 공격해 손상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에선 헤즈볼라가 아이언돔을 유효하게 타격한 첫 사례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당시 이스라엘군은 피해를 부인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헤즈볼라의 공격 능력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공격의 정교함에 놀랐고 아이언돔이 방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한 관계자는 “헤즈볼라가 정밀유도탄과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밝혔다.
또한 헤즈볼라는 이번주 정찰 드론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9분31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를 비롯해 인근에 있는 여러 이스라엘 군기지가 담겼다. 이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하이파 공격을 암시한 것이라며 ‘전면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는 “전면전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에 가장 필요한 지원은 추가 방공체계와 아이언돔 보강”이라고 시인했다.
이스라엘 군인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에서 레바논 남부에서 발사된 발사체 잔해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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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서로를 향한 공격 태세를 갖추는 등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은 국경 인근에서 국지적 교전으로 신경전을 벌여 왔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이 숨지며 충돌 수위가 급상승했다. 헤즈볼라는 보복을 맹세한 뒤 이틀간 이스라엘 북부를 맹공했으며,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규칙도 한계도 없는”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더 강력하고 정교하며, 파괴력이 강한 로켓과 미사일, 드론 등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단거리 로켓을 주로 보유한 하마스와 달리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영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역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정밀유도탄 수천개를 포함해 로켓과 미사일 약 15만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양측의 충돌로 전쟁이 다전선으로 확대되면 중동 정세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레바논에 특사를 보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을 언급하며 “이렇게 오랫 동안 전선을 유지했다는 사실은 기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매우 위험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 거의 경고가 없이 무언가가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언돔은 요격률 95%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이다. 발사체를 감지하고 떨어지는 지점을 예측해 중간에서 막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로켓 수천발을 쏘는 한편 낙하산을 이용해 침투하거나, 픽업트럭이나 오토바이로 철조망을 뚫어 진입하는 방식으로 아이언돔을 무력화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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