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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탈주' 구교환, '쌍방호감' 이제훈→'팅커벨' 송강..양손의 꽃[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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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나연 기자] 배우 구교환이 ‘탈주’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주연 배우 구교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구교환은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을 묻자 “만족도라는 건 영화가 공개된 후에 느끼기보단 크랭크업을 했을 때 저한테 찾아오는 것 같다. 크랭크업 날 영화와 인물들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족도 수치보다는 저한테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 제가 그 마음을 다 모르겠지만 제가 자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다. 모든 작품이 다 그렇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 구교환이 출연하게 된 것은 이제훈의 러브콜 덕이었다. 이제훈은 지난 2021년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고, 이후 그의 제안으로 구교환이 ‘탈주’ 속 현상 캐릭터에 캐스팅 제의를 받은 것. 구교환은 “제훈 씨가 현장에서 말씀해 주셨을 때 반갑고 너무 좋았다. 자주 하는 얘기인데 영화를 공부하면서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옆에 두지 않고 얘기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제 캐스팅 순위에 이제훈 씨가 상위에 랭크돼 있었다. 저도 이제훈 씨를 두고 시나리오를 쓴 적이 있을 정도였다”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제훈 씨 하면 많은 작품이 있는데, ‘파수꾼’의 등장은 대단했다. 그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다. 제가 호감을 갖고 있는데 그분도 나를 알고 나에게 호감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에 이어서 ‘탈주’까지 들어왔는데, 작품을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당연히 상대방과의 호흡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배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이었다. 넓은 스펙트럼과 다양한 장르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셨다. ‘파수꾼’부터 시작해서 태풍 같았다.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사랑하지 않는 영화학도들이 있을까 싶다”라고 극찬했다.

그토록 염원했던 이제훈과 합을 맞춘 소감은 어땠을까. 구교환은 “일단 오랫동안 지켜봤다 보니 같이 장면을 만드는 데 있어서 어색함이 없었다. 규남과 현상은 어렸을 때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사이 아니냐. 그 관계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제가 이제훈 씨를 지켜봤던 호감과 애정을 가져와서 현상 캐릭터에 넣기만 하면 됐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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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 내내 뛰고 구르는 이제훈을 보며 “자연에서 할 수 있는 액팅은 다 했다. 보고 정말 많이 놀랐다. 그 힘, 에너지가 온전히 다 느껴졌다”라고 감탄했다는 그는 “저는 무엇을 했냐 하면, 저는 피아노 연습을 했다.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것만큼 피아노에 다가가는 현상의 태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많이 분비했다. 그밖에 감정연기나 이 영화에서 현상이 해내야 하는 게 있다. 그런 지점에 충실히 했다”며 “(이제훈과) 한 작품으로 끝낼 인연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다음 작품을 함께한다면 제가 구르겠다. 가만히 계시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훈이 현상 캐릭터에 구교환을 강력히 추천하기도 했지만, 이종필 감독 역시 구교환을 캐스팅하는 데 진심이었다. 그는 구교환을 위해 현상 역할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각색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이에 구교환은 “이제훈 배우만큼 이종필 감독님에 대한 애정도 가지고 있었다. 이종필 감독님의 2008년 필모부터 꾸준히 지켜봐 왔던 사람이다. 그래서 ‘탈주’ 현상 역으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 이종필 감독님과 작업한다는 것에 대해 낯설지 않았다. 그분의 취향과 성향을 지켜봐 온 관객이었고 나도 저분의 작품에 끼고 싶다는 생각 있어서 자연스러웠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현상은 탈북을 시도하는 규남을 붙잡아 데려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추적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규남처럼 자유를 갈망하는 내면과 끊임없이 갈등하는 복합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구교환은 “추격자로서의 모습은 심플하게 다가갔다. ‘막아야 한다’는 게 기본 베이스다. 막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 많겠지만, 규남을 막지 못하면 지금의 내가 부정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현상이 불안해 보이지 않나. 강력한 추격자이기도 하면서 순간순간 18 프레임 정도는 불안을 표현해보려고 했는데, 잘 전달됐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시사회 당시에도 “현상이 규남을 질투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그는 “도착점을 향해서 달려가는 모습,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건강한 자극과 부러움이 생기지 않나.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현상은 거기서 더 나아가서 막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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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출연한 송강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송강은 현상(구교환)의 드러나지 않은 과거를 궁금하게 만드는 인물 선우민으로 깜짝 출연했다. 이종필 감독은 “현상 캐릭터의 내면과 갈등, 고민 같은 것들을 짐작케 할 수 있는 과거를 보여주기 위한 인물이 필요했다”라고 언급하기도. 선우민에 대해 현상의 “팅커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던 구교환은 “창문을 열어주는 존재”라고 부연했다.

다만 선우민과 현상의 관계가 성애적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넓게 생각했다. 러시아 유학시절에 저한테 영감을 준 사람. 어떤 관계성을 바라고 계시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영감을 주고 영향을 준 사람, 다시 마주했을 때 부끄럽고 내가 창피해지는 존재로 설정했다. 그렇게 넓게 다가가야지 현상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송강 씨는 같은 회사 식구이기도 하고 회사 행사에서도 뵙고 했는데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저보다 어른 같은 모습도 있고 동생 같기도 하고 볼 때마다 다른 매력이 있더라. 선우민은 제가 봤던 송강 씨 이미지 그대로 나온 것 같다. 그래서 눈빛이 그렇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저도 실제로 송강 씨를 그렇게 봤다. 너무 멋있어서 계속 관찰했다. 입대 전에 연락을 했었는데, 나중에 더 길게 만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또 이들의 전사를 담은 프리퀄을 기대하는 반응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캐릭터를 연기할 때 시리즈의 7편, 8편째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다가간다. 현상 같은 경우 러시아 유학시절도 있고 유년기도 있을 거 아니냐. 궁금해지는 지점에 대해 ‘시리즈의 몇 편째다’ 하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인물에 가깝게 느껴지고 편하더라. 그렇다고 정확한 에피소드를 만들진 않는다. 여러 유니버스를 두고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며 결말 이후 현상의 행보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인 바람은 피아노를 다시 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자리에 그걸 지켜보는 송강 씨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상상을 펼치기도 했다.

구교환은 배우 외에도 감독으로서 여러 독립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작품을 대하는 제 마음은 언제나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단편영화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영화제에서 많은 관객들이 운동장에 꽉 차있으면 기분 좋다. 언제나 제 마음은 ‘천만’이었다. 물론 손익분기점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저의 마음 분기점, 만남 분기점은 있었다. 많이 만나고 싶다. 그 태도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걸 숫자로 계산하지 않았고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러려고 만든 거니까”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올해 장편 연출 계획도 있다고 밝힌 구교환은 “올해 안에 크랭크인 예정이다. 응원해 달라. 사실 뭔가 거대한 작품이라고 오해할까 두려운데, 그냥 기존에 제가 했던 정서를 가진 작업이다. 저를 다시 다져보려고 말씀드렸다. 거창하진 않지만 열심히 재밌게 작업하려 한다”라고 덧붙여 기대를 모았다.

한편 ‘탈주’는 내달 3일 개봉된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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