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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번엔 2000원짜리 옷이다…韓 상륙한 '쉬인', 패션시장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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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활성 사용자수 66만명…매달 순증 추세

2000원짜리 초저가 옷부터 가전, 가구도 판매

패션업계 "예의주시…소비자 만족 시킬지 의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이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초저가를 앞세워 다양한 옷들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들은 구매 경험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국내 패션업계는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쉬인의 국내 시장 공략이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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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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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한번 써볼까?"…한국 소비자 공략 나선 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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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달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안드로이드 및 iOS 통합)는 66만명에 달했다. 이는 직전 달(59만9000명) 대비 10.3% 증가한 수치다. 올해 1월(46만9000명)과 비교해서는 이용자 수가 41% 가까이 늘었다. 쉬인의 신규 앱 설치 건수도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알리와 테무 등 다른 C커머스 플랫폼이 이용자 수 감소를 겪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알리의 MAU는 668만7000명에서 631만명으로 5.6% 하락했고, 테무 역시 이용자 수가 693만2000명에서 648만1300명으로 6.5% 내렸다. 이들 업체는 국내 진출 이후 초저가 판매와 대규모 할인전, 광고 집행 등 국내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면서 매년 급격한 사용자 수 증가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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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은 중국계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쉬인과 데이지, 어뉴스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쇼핑몰이다. 최근에는 옷이나 액세서리 외에도 가구, 전자기기, 자동차용품 등을 판매 중이다. 쉬인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트렌드의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옷의 가격은 2000원부터다. 배송은 중국에서 이뤄진다. 소비자가 옷을 주문하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의류를 보내주는데, 배송기간은 무료 배송을 선택할 시 10~14일, 특급배송(3000원)을 선택하면 5~7일 걸린다.

쉬인은 한국 소비자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국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현재는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배우 김유정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고 김유정이 직접 코디한 옷을 선보이는 것도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보니 리우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 고객들의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가성비 높은 고품질 제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쉬인은 미국, 유럽 등 15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전 세계 월간 이용자 수는 약 3억명에 달하며 북미 시장에서는 자라, H&M 등 스파(SPA) 브랜드보다 매출이 크다.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에서 쉬인의 점유율을 50%대다. 쉬인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450억 달러로 전년(227억달러) 대비 두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쉬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21년 중국 정부의 미국 기업공개(IPO) 제한을 피하기 위해 이전한 것이다. 창업자는 시스템 개발자 출신인 크리스 쉬(쉬앙텐)로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업계 "예의주시하지만…큰 위협 되지 않을 것"
패션업계에서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쉬인의 등장으로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들은 동대문에서 옷을 사입해 판매하는 개인 쇼핑몰이다. 개인 셀러들을 한데 모아 놓은 국내 패션플랫폼들도 영향권 안에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옷 중 일부는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진 뒤 동대문에서 각 셀러에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격적인 부분에서 보면 쉬인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몰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 패션 플랫폼의 매출과 이용자 수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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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인 앱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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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패션플랫폼 업체들은 쉬인의 행보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내 패션플랫폼의 경우 개인화된 추천 서비스를 갖고 있고,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이탈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한 패션플랫폼업체 관계자는 "패션 부문은 교환과 반품이 많은데 한국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중국 업체들이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패션에서 중요한 것은 감성의 측면과 편의성, 추천 서비스인데 지금까지 쉬인이 보여준 모습으로는 이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의 옷을 판매하고 있는 스파 브랜드도 같은 입장이다. 국내 한 스파 브랜드 관계자는 "국내 스파브랜드들은 소재 개발 등을 통해 낮은 가격에 질 좋은 옷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히 싼 옷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브랜드 입점시 위협적
다만 쉬인이 국내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글로벌 쇼핑몰로 성장할 경우에는 국내 패션 업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쉬인이 해외로 진출을 원하는 국내 브랜드들을 입점시키고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을 판매할 경 소비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플랫폼에서 이동을 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쉬인은 단순히 한국 소비자 만들겠다는 전략보다는 한국의 콘텐츠를 탑재해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고 할 것"이라며 "자본 규모도 국내 플랫폼 업체들과는 차이가 커 장기적으로는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쉬인의 이용자 수는 국내 주요 패션 전문몰(버티컬커머스)과 비교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무신사의 MAU는 약 524만명으로, 66만명을 기록한 쉬인과 비교해 이용자 수가 8배가량 많았다. 또 다른 패션 전문몰인 에이블리(489만명)와 지그재그(294만명)의 MAU 역시 쉬인과는 큰 격차를 나타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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