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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른 무더위에 돼지도 '헥헥'…"사료 먹어야지" 애타는 양돈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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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에 늘어져 있는 백 씨 돈사의 돼지들

"6월인데 벌써 이렇게 더우면 돼지들이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제대로 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참 걱정이죠."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4천 평 규모의 돈사를 운영하며 1만 마리가량의 돼지를 키우는 백 모(49) 씨는 오늘(20일) 이같이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 용인시에는 폭염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34.3도를 기록했습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백 씨 축사의 돼지들은 헉헉대고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늘어져 있었습니다.

몇몇 돼지는 더운 날씨로 입맛을 잃어 사료를 입에 대지 않으면서 사료통이 가득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태어난 지 25∼70일 지난 어린 돼지들이 있는 자돈사와 25㎏부터 출하를 앞둔 115㎏가량의 돼지들이 머무는 비육사 곳곳에는 100대가 넘는 선풍기 및 환기팬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돼지들의 입맛이 떨어져 사료 섭취량이 줄어들면 증량 속도가 느려져 출하 날짜도 계속 미뤄집니다.

이 때문에 더운 날씨에는 환기를 통해 돈사 내부 열기를 조금이라도 식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자돈사에는 에어컨이 아예 설치돼있지 않고 비육사에도 3분의 1가량의 공간에만 에어컨이 있어, 백 씨는 내부 온도를 수시로 살피며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그는 "몸집이 큰 출하 직전의 돼지들은 어린 돼지들보다 훨씬 더위를 많이 타서 기온이 너무 높아지면 컨디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요새는 더위가 빨리 찾아오는 탓에 지난달 말부터 축사 천장에 설치돼 있는 환기팬을 모두 틀고, 선풍기도 곳곳에 세워뒀다"고 말했습니다.

새끼를 품은 어미 돼지들이 있는 임신사와 분만을 앞둔 돼지들이 머무는 분만사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냉방비 부담이 또 다른 고민이라고 백 씨는 말했습니다.

그는 더운 날씨 탓에 돼지들의 수태에 혹여나 문제가 생길까 지난달 말부터 에어컨을 수시로 가동하며 실내 온도를 26∼27도로 맞춰두고 있습니다.

보통 마리당 13마리씩 낳는 어미 돼지들이 폭염 탓에 지쳐 사료를 먹지 않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새끼 돼지를 적게 낳거나 사산할 수도 있어서입니다.

백 씨는 "마음 같아서는 24시간 에어컨을 틀어놔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싶지만, 전기 요금이 많이 나와 돼지들의 상태를 계속 살피며 껐다 켜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지금도 이렇게 더운데 한여름이 되면 폭염이 더 심해질 것 같아 대비 차원에서 비용을 최대한 아끼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에어컨이 아예 설치돼있지 않은 돈사들도 많은데 그곳의 운영자들은 더위가 일찍 찾아올수록 걱정이 더 커질 것"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한편, 용인시는 지난 18일 폭염주의보 발령 이후 오늘까지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진=백 씨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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