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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번아웃 온 직장인의 일탈…과감한 반전 더한 '카브리올레'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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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 '카브리올레' 리뷰

뉴스1

'카브리올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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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번아웃이 온 직장인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잠적하기로 결심한다. '이태원 클라쓰'의 웹툰 작가와 드라마 각본을 맡았던 조광진 감독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고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해방감을 안기고자 한다.

지난 19일 개봉한 '카브리올레'는 조광진 감독이 다시 한번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로, 번아웃이 온 K-직장인 오지아가 전 재산을 털어 산 카브리올레를 타고 전 남자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로드 무비다.

영화는 항상 웃는 얼굴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직장인 오지아(금새록 분)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오지아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야근을 자처하고, 남는 시간에는 직무와 관련된 각종 자격증을 적극적으로 취득한다. 힘든 일이 있어도 웃고, 심지어 동생의 학자금을 위해 자신이 모은 돈을 엄마에게 주는, 착한 심성을 가진 인물이다.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내지만 그는 찬란한 미래만을 꿈꾸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이명 증세로 병원을 찾은 오지아는 암 선고를 받는다. 여기에 가장 친한 친구 안나(한예지 분)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아픈 와중에도 회사를 다니지만 일을 제대로 못했다고 혼이 난다. 오지아는 모든 것에 환멸을 느끼며 회사의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잠적하기로 결심한다. 그는 수술비를 털어 오픈카인 카브리올레를 구매하고, 전 남자친구인 기석(강영석 분)을 찾아가 같이 전국일주를 떠나면 오픈카를 준다고 제안한다. 이렇게 오지아는 기석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시골에서 미스터리한 청년 병재(류경수 분)를 만난다.

'카브리올레'는 '갓생'(모범적으로 열심히 사는 인생을 뜻하는 신조어)을 살아가는 직장인을 주인공으로, 고단한 사회생활을 견디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아는 입사 당시 회사 대표가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에 각종 스펙을 만들며 살아가지만 결국 병을 얻는 인물로 현대인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이에 영화는 갓생과 정반대인 오픈카, 여행 등 일탈적인 요소를 통해 지아가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솔직한 모습을 그려내고자 한다.

영화는 지아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릴러를 더해 이야기에 반전을 꾀한다. 당초 첫 기획 단계에서는 지아와 병재의 평범한 농촌 힐링물이었는데, 인물에게 집중하기 위해 장르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다. 이에 영화의 톤도 현실적인 배경에서 점차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변화해 또 다른 몰입감을 안긴다. 다만 이러한 톤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다.

금새록은 번아웃을 겪는 현실적인 직장인의 모습부터 스릴러까지 그려내며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이병재로 분한 류경수는 서글서글하면서도 의문을 자아내는 특유의 눈빛을 보여주며 미스터리한 요소를 완벽하게 담당해 냈다. 19일 개봉. 러닝타임 111분.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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