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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높은 체감물가 이유 있다…한국서 유독 비싼 '의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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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긴 하지만 먹고, 또 입는 것들이 비싸다 보니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나라 의식주 물가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더 높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네 알짜리 한 봉지에 1만 원이 넘는 사과, 연신 뒤적였지만 담기에는 부담됩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2.7%로 둔화했지만, 값이 80% 오른 사과와 2배 넘게 뛴 배 등 농산물은 19%나 급등했습니다.

[유현정/서울 양천구 : 모든 게 다 (가격이) 올라서요. 한 번씩 가격을 더 쳐다보게 돼요.]

[하미연/서울 양천구 : 예전보다 싸지는 않은데, 그래도 이렇게 할인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구입하는 편이죠.]

한국은행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 식료품 가격은 OECD 평균 대비 56% 높았고, 의류와 주거비도 각각 61%, 23% 더 비쌌습니다.

사과와 돼지고기, 쇠고기, 감자, 티셔츠와 남자 정장 등은 OECD 국가 중 세 손가락에 들 정도입니다.

지표와 체감 물가간 괴리가 커지는 배경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으나 생활비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국민들이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면 전기, 수도료 등 공공요금은 정부 정책 영향으로 주요국 대비 뚜렷하게 낮았습니다.

한은은 이 차이를 구조적 문제가 유발했다고 지목하며, 기후 변화로 더 낮아지는 농업 생산성 속에 수입은 제한돼 있고, 복잡한 유통 구조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정책 제안의 형식을 취했는데, 11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통화 당국의 긴축 조치만으로는 물가를 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고민도 드러낸 겁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구조적인 문제까지도 통화정책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잡혀 있거든요. (하지만) 통화정책만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여러 제약이 있다….]

성태윤 정책실장의 금리 인하 환경 언급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은 어렵다며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박기덕, 디자인 : 장예은·서동민·홍성용·손승필)

안상우 기자 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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