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지각대장’ 푸틴, 24년 만의 방북길서도 늑장…평양선 결국 ‘1박1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야쿠츠크에서 일정 밀리면서 밤 늦게 출발해
전용기 추정기체 19일 오전 1시 넘어 평양에
푸틴, 경호·보안 고려해 보유 전용기 4대 투입


매일경제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캡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외교무대에서 ‘지각대장’으로 정평이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의 방북에서 또 한 번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19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일류신사의 IL-96-300기(호출부호 RSD655)는 오전 0시 25분쯤 북한 영공 근처로 진입했다. 러시아 특수비행단(Special Flight Squadron) 소속인 이 항공기는 최고위급이 이동 시 사용하는 기종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기는 전날 오후 9시 34분(한국시간) 러시아 사하 공화국의 수도인 야쿠츠크를 출발해 러시아와 중국 간 국경 근처를 따라 비행하다가 블라디보스토크 근처에서 북한 영공으로 기수를 틀었다.

결국 이 항공기는 야쿠츠크에서 이륙한 3시간 40분 만인 19일 오전 1시 14분에야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 착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시 35분 현재 푸틴 대통령의 또다른 전용기 2대(RSD155·RSD521)도 평양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북한과 러시아 순방에서 경호·보안을 위해 이미 전날 오전에 평양에 도착한 항공기 1대를 포함해 보유 중인 전용기를 4대나 투입한 것이다. 이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어느 항공기에 탑승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야쿠츠크에 도착해 지역 주민과 학생들을 만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밤이 늦어서야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타스통신 등 현지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야쿠츠크에서 예정에 없이 자동차 행렬을 세우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의 행보를 펼쳐 일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당초 북·러 양국이 공식 발표했던 ‘1박2일’이 아닌 ‘1박1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하게 됐다. 그가 이날 오후 베트남으로 출발하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에 실제 체류하는 시간은 채 만 하루가 되지 않는 셈이다.

전날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정오부터 △공식 환영식 △양측 대표단 소개 △의장대 사열 △사진 촬영을 한 뒤 북러 정상회담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회담 후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 문서에 서명한 뒤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방북에 앞서 외무부의 제안을 수용하는 형식을 통해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지시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외교관계 격상과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북·러 정상은 산책과 다도 체험을 하며 비공식·비공개 대화도 나눈다고 크렘린궁은 설명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밀담’을 통해 무기거래와 첨단 군사기술 이전 등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심 의제에 대해 내밀한 논의를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주요 다자·양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예정된 시간에 회담장에 나타나지 않고 늑장을 부리는 버릇으로 국제사회에서 ‘악명’이 높다. 그는 과거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최고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3~4시간씩 지각해 상대방에게 외교적 수모를 안기기도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