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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6 (화)

모두가 ‘No’ 할 때 카뱅만 대출 ‘Yes’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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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알파세대 신용평가 정교해진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만났다. 은행과 ERP(전사적 자원관리) 기업, 비즈니스 모델이 확연히 다른 두 회사가 어느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을까.

답은 신용이다. 두 회사가 최근 합작한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 금융에 특화한 국내 1호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가 목표다. 대출이 핵심 사업 모델인 은행은 채무자 신용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경쟁력이다. 그간 은행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등 담보평가가 일반적이었다. 이번에 더존과의 협업으로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로 기업신용을 평가할 수 있게 됐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 고객 세무, 회계, ERP 데이터, 거래 유형별 정보 등을 활용한 신용평가체계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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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최근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기업신용평가사 ‘테크핀레이팅스’를 설립했다. (신한은행 제공)


제4의 인뱅 추진에 대안평가 확산

신한은행·더존비즈온, 기업신용 분석

최근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설립 추진과 함께 대안신용평가(CSS·Credit Scoring System)가 다시 주목받는다. 대안신용평가란 기존 신용평가에서 활용되는 금융 정보 외 여러 데이터에 기반해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법이다. 전통적인 신용평가는 금융기관 대출·신용카드 이용 실적 등 금융 거래 정보 위주로 이뤄져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Filer)’를 평가하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금융 서비스 이용 실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이나 주부, 노년층 등은 불리하게 작용했다. ‘레거시’ 은행인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비신용 데이터 분석에 나선 이유도 제4의 인뱅 컨소시엄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인뱅 허가를 따내려면 중·저신용 고객 관리가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아직까지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은 인뱅이 주도한다. 가장 앞선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업계 최초로 자체 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중·저신용, 신파일러 고객을 세분화해 대출 가능 고객군을 확대했다. 해당 모형은 카카오 공동체는 물론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으로부터 확보한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대학생 A씨는 어려서부터 교보문고에서 종종 책을 구매했다. LG유플러스 휴대폰 요금도 성실히 냈다. A씨가 갑자기 돈이 필요해 시중은행 문을 두드렸다면 금융 이력이 없어 거절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자체 CSS를 통해 대출을 승인해준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해갔다. 2021년 당해 목표치 20.8%보다 3.8%포인트 못 미친 17%를 기록했지만, 2022년 25.4%를 기록하며 목표치 25%를 넘어섰다. 지난해는 최종 목표치 30% 도달에 성공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목표를 달성한 인뱅은 유일하다.

인뱅이 신경 쓰는 또 다른 영역은 소규모 사업자다.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대상에 소호(SOHO) 신용평점 4등급 이하 개인사업자가 포함돼 있어서다. 개인사업자대출은 개인신용대출보다도 건전성 관리가 어렵고 데이터가 방대해 우량 고객을 변별하기 쉽지 않다.

2022년 말부터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부터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적용했다. 카카오뱅크 모델 특징은 업종별로 차별화했다는 점이다. 현재 음식업 사업자와 서비스·특수형태 근로종사자 특화 모형을 적용시켰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간 금융 정보 위주 평가 시스템에서 거절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신청 고객의 16.7%를 추가로 선별해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이커머스 사업자를 위한 특화 모형을 추가한다. 또한 서울대와 공동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 분석 방안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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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자체 대안신용평가 모델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통해 저신용자 대출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카뱅, 고객 세분화해 맞춤형 평가

케뱅, ‘네이버페이 스코어’ 협업

케이뱅크는 국내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KT 계열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한다. 케이뱅크는 통신에 특화된 대안 정보를 중심으로 중·저신용자 CSS 모형을 개발해왔다. 통신 서비스 이용 행태 분석, 주주사 보유 결제 정보 등이 활용 항목이다.

케이뱅크는 자체 개발한 CSS뿐 아니라 외부 CSS를 곁들여 이중 구조화했다. 지난 3월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해 비금융 데이터 활용을 확대했다. 인뱅 최초로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한 사례다.

‘네이버페이 스코어’는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와 NICE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해 개발된 CSS다. 기존 신용정보와 약 7300만건에 달하는 가명 결합 데이터,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이 적용됐다. 네이버페이 스코어는 네이버페이 이용 내역, 마이데이터 기반의 자산 데이터, 소비 활동의 규칙성과 지속성 등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 사업자의 경우 거래액이나 배송·문의 응답 속도, 리뷰, 예약 건수 등의 스마트스토어 데이터를 분석한다. 네이버페이 측은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활용할 경우 신용평가모형 변별력이 신용평가사 평가 모형 대비 13%포인트 개선되고, 이용자의 3분의 1이 금리와 한도 등에서 우대를 받는다”고 밝혔다.

토뱅, 은행·카드 정보 전방위 활용

저축은행의 최초 자체 개발 사례도

토스뱅크 역시 대안신용평가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여왔다. 토스뱅크는 올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6.3%를 기록하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보다 비중이 앞섰다.

토스 역시 자체 신용평가모델인 TSS (Toss Scoring System)를 갖췄다. 출범 후 데이터 수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달리 토스뱅크는 대출 이용 고객에 대한 실측 데이터가 없었음에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기존 CB사 데이터와 함께 보험·적금 납부 내역, 정기 수입 여부, 소비 패턴 등의 대안 정보를 활용한 CSS 모형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금융결제원의 자동이체정보(은행 계좌에 자동이체로 설정된 통신, 가스, 보험 등 생활 요금 납부 내역)까지 분석한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카드 등 전 금융업권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스뱅크 역시 개인사업자 평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드가맹점 매출 정보, 금융결제원 거래 정보 등을 활용한 사업자 대안 정보와 기업신용정보를 활용한다.

저축은행도 뛰어들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5월 저축은행업권 최초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했다. 5대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반영한 바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적용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저축은행은 금융 취약 차주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하지만 대안신용평가와 같은 포용금융을 위한 방안에선 다른 은행권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은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금융결제원의 자동이체 정보, 한국평가데이터 크레딧트리 등 여러 대안 데이터가 반영된다. 크레딧트리는 개인사업자 맞춤형 신용평가 서비스로, 2022년 한국평가데이터가 KB국민카드와 함께 개발했다. 기존 실적 점수와 더불어 ▲기업신용정보 ▲신용카드 결제 정보 기반 매출 실적 ▲상권 경쟁력 ▲부동산·비금융 대안 정보 등의 데이터를 적용한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자사가 보유한 대출 거래 정보를 기반으로 개별 차주의 상환 의지를 지수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핀다 측은 “자사 플랫폼 이용자의 앱 실행 횟수, 대출 관리 접속 횟수, 대출 한도 조회 횟수, 대환대출 이벤트 등에 적극적인 차주가 같은 신용점수에 있는 그렇지 않은 차주보다 상환 의지가 더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안신용평가 개발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을 들이는 중이다. 행정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특히 그렇다. 과거 라인파이낸셜에서 ‘라인 스코어’라는 대안신용점수 개발을 주도했던 김상우 한국평가정보(KCS) 대표는 “해당 지역 국민 메신저인 ‘라인’ 내 채팅 양상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예를 들어 비싼 스티커를 구입하거나 채팅 시간대가 업무 시간 내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이들 신용점수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 김상우 한국평가정보(KCS) 대표
“잘 벌어도 대출 못 받는 억울한 사장님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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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한국평가정보(KCS) 대표 윤관식 기자


한국평가정보(KCS)는 국내 유일한 ‘개인사업자 전업 신용평가사(CB)’다. 자영업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 자회사다. 15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 빅데이터에 기반해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했다. 카카오뱅크와 SBI서울보증 등에서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에 이미 KCS 평가모델을 반영 중이다. 올해 3월에는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50억원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 확장에 더 탄력을 받게 됐다.

Q. 자영업자·소상공인 신용평가모델에 집중한 이유가 궁금하다.

A. 국내 자영업자가 1금융권 대출받기가 매우 어렵다. 아무리 장사를 잘하는 자영업자도 ‘개인 신용도’가 낮으면 불리한 금리를 적용받는 구조다. 20년 경력을 지닌 베테랑 자영업자보다 대기업 임원 출신 초짜 사장에게 더 유리한 방식이다. 전형적으로 역선택이 발생하는 시장이다. 매달 수천만원 소득이 찍힌 통장을 들고 은행을 찾아도 의미가 없다. 금융권 내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Q. 신용평가모델을 만들 때 참고하는 데이터에는 무엇이 있나.

A. 크게는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 그리고 국세청 홈택스 데이터를 활용한다.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는 일 단위 확인이 가능하다. 전년 세금 신고 내역을 기반으로 현시점 신용을 평가하는 기존 방식과는 적시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계절·요일·시간대별로 매출 데이터를 쪼개서 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피크타임이 아닌 시간대에도 고매출을 올리는 음식점은 상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만큼 끊임없이 손님이 들어서는 ‘맛집’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종업원 수, 임대료, 매장 면적 같은 다양한 정보도 종합 고려한다. 높은 매출을 올리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지출이 커 막상 마진이 안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Q. 카드와 국세청 데이터는 다른 사업자도 참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A. 단순히 데이터를 참고·활용하는 건 제휴만 맺으면 타사도 당연히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권이 원하는 건 믿고 쓸 수 있는 검증된 모델이다. KCS는 캐시노트가 8년 동안 축적한 약 150만명 자영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수년간 해당 모델을 꾸준히 검증해왔다. 방대한 자영업자 데이터가 KCS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Q. 앞으로 사업 방향은.

A. 올해는 소상공인을 위한 신용관리 서비스 ‘크레딧노트’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 공공입찰에 필요한 신용등급확인서를 개인사업자도 서류 제출 같은 절차 없이 빠르게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평가모델도 고도화 중이다. 단순 매출뿐 아니라 해당 매출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까지 파악해 데이터 해상도를 높일 계획이다. 예를 들면 마진이 높은 주류 매출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따져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식이다.

[명순영 기자 myoung.soonyou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4호 (2024.06.19~2024.06.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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