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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휴진 안한 의원들 "의사인 내가 봐도 밥그릇 지키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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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가 주도한 18일 집단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의사가 훨씬 많다. 이들은 다양한 이유로 불참했고, 이 중 집단휴진의 실효성이나 정당성에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의 한 개원의는 “집단휴진을 하려면 의대 증원 논란이 달아오르던 3,4월에 했어야 효과를 극대화 했을 텐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지금 한다니 참여할 필요를 못 느꼈다”며 “의사협회나 의대 교수가 의대 증원 재논의를 주장하는데, 이미 끝난 마당에 뭘 어쩌자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의협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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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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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한 의사는 “정부의 정책이 잘못된 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집단휴진까지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고, 내가 거기에 참여하는 것도 부담이 크다. 화난다고 환자 곁을 떠난다는 게 쉽지 않다”며 “나갈 때(집단휴진에 동참하는 것)가 됐다고 판단되면 그러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18일) 문을 열었더니 환자가 ‘원장님 문 닫을 줄 알았는데 열었네요’라고 반기더라. 환자의 이런 반응을 보면서 휴진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협의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서울 구별로 구 단위 의사 모임을 하고 시 단위로도 하고, 이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데 지금의 식으로는 안 된다”며 “대열을 잘 갖추지 않고 싸우면 정부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의사도 있다. 지방의 한 원장은 “2월부터 매달 적자가 쌓인다. 보험 해지 등으로 겨우 버티는데 하루 쉬면 손실을 메울 방법이 없다”며 “게다가 인근의 병의원이 문을 여는데 우리가 문을 닫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휴진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주변에서 욕을 먹어도 내코가 석자라서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의약분업 반대 집단휴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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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의사는 더 싸늘하다. 50대의 한 월급쟁이 의사는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국민이 보기에는 밥그릇 지키기처럼 비칠 것이어서”라고 했다. 그는 “의사인 내가 봐도 밥그릇 문제처럼 보인다”며 “국민 눈에는 ‘어떻게 공부해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라고 의사들이 분노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증원이 야기할 문제점을 공정성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 국민 공감을 사야 하는데, 의협에 전략가가 없다. 고함쳐서 뭘 얻으려는지 모르겠다. 국민과 더 멀어지는거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병원 의사 50여명 중 연차휴가를 낸 사람이 1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병원 관계자는 “의사들이 환자를 두고 나서는 데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채혜선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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