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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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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지 3분 만에…엄마 앞서 딸 살해한 김레아 [사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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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오피스텔서 교제살인…그날 무슨 일이

1월 머그샵법 시행 이후 국내 첫 공개 사례

법정서 얼굴 가리고 등장…‘심신미약’ 주장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모친에게도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김레아(26) 측이 18일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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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5일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범행 후 맨발로 걸어나오는 김레아. JTBC‧수원지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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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범행 당시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25일 경기 화성시 김씨의 오피스텔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건은 김씨의 여자친구 A(21)씨가 모친 B(46)씨와 함께 김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을 찾아가 말다툼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범행 당일 오전 9시35분쯤 A씨는 그간 김씨의 폭력 행위에 대해 항의하며 이별을 통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같은 대학에 다니던 A씨와 교제하면서 A씨의 휴대전화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남자관계를 의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에게 “너와 이별하게 되면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 등 강한 집착을 보였다고 한다.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A씨 팔을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폭력도 이어졌다.

혼자 힘으로 김씨와의 관계를 정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A씨가 어머니와 함께 김씨 집을 찾은 것이다. A씨의 이별 요구에 김씨는 모녀와 만난 지 3분 만에 자택에 있던 흉기로 A씨의 배와 가슴을 찔렀고 B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김씨는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 흉기를 휘두르는 등 잔혹하게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 모두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A씨는 끝내 숨졌다. B씨는 최소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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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아 범행 이후 들것에 실려 나오는 20대 여성 A씨. JTBC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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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오전 9시55분쯤 맨발로 1층까지 걸어 나온 김씨가 뒷문으로 걸어가고, 약 5분 뒤 신고를 받은 경찰관들이 급하게 뛰어오는 장면이 담겼다. 범행 직후 김씨는 경비실에 들어가 직접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체포 당시 김씨는 경비실 부근을 서성이고 있었으며 출동한 경찰을 보고도 별다른 저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범행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화 ‘배트맨’ 시리즈에 나오는 악당 조커의 사진을 올리며 조커의 대사를 적어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검찰은 지난 4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중대성과 잔인성 등을 고려, 김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공개했다. 이는 올해 1월 특정중대범죄 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검찰이 머그샷을 공개한 국내 첫 사례다. 김씨는 공개 결정에 불복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했으나 집행정지 가처분은 기각됐고 본안 소송은 김씨 측이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과거 개명을 했고 향후 또 개명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며 신상공개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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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범행 직전 SNS에 올린 사진. SBS 궁금한 이야기 Y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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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김씨에 대한 변호는 법무법인 제이케이가 맡아 담당 변호인 명단만 10명에 달했으나 곧이어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어 선임된 변호인 2명도 8일 만에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살인 및 살인미수 공판에서 김씨는 하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긴 앞머리가 양쪽 눈 부위까지 내려와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범행 당시 흉기를 휘두르다가 본인 손도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양손에 모두 깁스를 한 상태였다. 김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김씨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발범행’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도 사전에 계획하지 않았다”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에 정신감정 신청을 원한다는 뜻을 밝히며 “검찰 청구 전 조사에 과거 정신 병력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을 찾은 피해자 유족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눈물을 보였다. 다음 공판은 내달 25일이다. 해당 기일에는 양형 조사를 위해 A씨의 모친인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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