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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의사들 병원 대신 거리로…“정부 변화 없으면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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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8일 오후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개최

임현택 “대정부 요구안 불수용시 무기한 휴진”

의사들 “마지막 목울림이라고 생각하고 나와”

헤럴드경제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정부가 의협의 대정부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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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한 반발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개최됐다. 의협은 의대 증원정채에 대한 원점 재논의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안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 및 사법 처리 위협 중단 등 3가지 대정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도환승센터 인근은 총궐기대회에 참석하는 인파로 북적였다. 의협은 집회 참가인원을 2만명으로 신고했으며, 경찰은 5000명~1만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집회엔 임현택 의협 회장,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회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안석균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의장, 홍순원 한국여자의사회회장,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의료붕괴 저지’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쓰고 모여 앉았다. 이들은 ‘일방적인 정책추진 국민건강 위협한다’ ‘비과학적 수요조사 즉각 폐기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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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개최됐다.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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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서 왔다는 봉직의 김모 씨는 “원래 내과 의사로서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며 일했는데 정부의 말도 안되는 정책에 그 자부심이 무너졌다”며 “자꾸 의사 수만 늘리면 되는 것처럼 말하는 정부에 분노를 느껴 나왔다”고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빅5’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교수 A씨는 “자꾸 정부가 환자와 의사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있어 화가 난다”며 “의대 증원에 반대해서 뛰쳐 나온 것도 있지만 미래 내 커리어를 고려해서도 의료 환경에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해 목소리 내려고 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젊은 의사’라고 밝힌 B씨는 “정부가 의료계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아, 이번이 정말 ‘마지막 목울림’이라고 생각하고 집회에 참가했다”고 했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전국의 수많은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나고, 교육농단으로 의대생들이 학교 현장을 떠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다”며 “(정부가) 사직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강제노동을 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사를 노예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전문가로 존중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폭압적인 정부가 의사들을 전문가로, 생명 살리는 소중한 존재로 대우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격려사에서 김교웅 대의원회 의장은 “대한민국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가 명령으로 이뤄진 줄 아는 (정부의) 불통과 오만함을 우리가 나서서 정신 차리게 하자”며 집회 참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정부가 말기성인병 환자가 되어가는 의료시스템을 ‘2000명 증원’ 정책으로 회복불능 상태까지 몰아가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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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파도타기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모습. 안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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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집회 도중 퍼포먼스로 ‘독단적인 갑질정부 한국의료 무너진다’ ‘국만·의사 하나되어 국민건강 지켜내자’ ‘정부가 죽인 의료 의사들이 살려낸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활용해 파도타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집회 공연에서는 전공의 밴드가 ‘의새’를 의미하는 새 모양의 가면을 쓰고 등장해 ‘승리를 위하여’ 등을 열창했다.

의협과 의사 단체는 이날 정부가 의사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다고 경고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집회가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나 무기한 휴진과 관련해 “거듭 강조하지만 저희도 휴진을 하고 싶지 않다”며 “의료 붕괴를 막을 기회가 아직은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정부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는 전의교협 등과 협의를 거친 후 오늘 발표한 사안”이라며 “현재 의료계 범대책위원회(범대위)를 구성 중인데, 공동위원장 자리에 전공의 대표 자리가 있다. 하지만 아직 비어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범대위 첫 회의 일정은 내일 모레(20일)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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