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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백종원, 브랜드만 늘렸지 관리는 전혀 안해”…피켓 들고 거리로 나온 가맹점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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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 18일 기자회견
“수익성 악화로 폐점, 본사 방안 마련해야”
본사 측 “가맹점주들 주장 사실과 달라”


매일경제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주들의 피해사례 발표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본사의 책임 있는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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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과 가족들의 생계를 걸고 말장난이나 하는 본사를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

방송인이자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이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에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더본코리아 본사가 “허위·과장 광고로 가맹점을 모집했다”며 점주들의 생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주들의 피해사례 발표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본사의 책임 있는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광고는 하루 400, 실제로는 하루 40’, ‘과장된 매출광고 가맹점주 다 속았다’, ‘오픈 후엔 나몰라라 가맹점은 망해간다’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이날 배포된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가맹점주들은 ‘허위 과장 광고로 가맹점 모집’ ‘매출 급락에 따른 가맹점 고사’ ‘가격구속으로 수익성 악화’ ‘분쟁조정 6개월간 본사의 성의 없는 태도’ 등을 비판했다.

이들은 “연돈볼카츠 본사는 2022년 초 연돈볼카츠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모집했다. 연돈볼카츠 홍보용 홈페이지에선 일 최고 매출이 338~468만원이라고 광고해 모두 매출이 좋은 브랜드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막상 매장을 개점하고 보니 한 달 후부터 매출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 모집 전 홍보용 홈페이지에 일 최고 매출이 339~468만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수익성 악화에 따라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에 합리적인 대응을 요청했으나, 일부 신제품 출시 및 브랜드 전환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며 “신제품들도 여의찮아 대다수 매장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폐점하거나 적자를 면치 못해 매장을 운영하려고 받은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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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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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매장수가 빠르게 늘었으나, 폐점 수 역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2023년까지 83여 개의 가맹점을 출점했으나 급속도로 매출이 빠지는 상황(2022년 점주 평균 월 2165만원에서 2023년 월 1308만원으로 급락)에서, 2024년 4월 기준 30개 정도의 매장만 남아있고 현재도 가맹점주가 빚만 쌓이는 상황이라 폐점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처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에 소매 가격 인상에 대한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약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간만 끌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의 주장처럼 실제로 연돈볼카츠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2년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970만원이었지만, 지난해는 1억5690만원으로 1년 새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까지 출점한 가맹점은 약 83개지만, 지난 4월 기준 30여개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규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매출 하락에 따른 본사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본사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본사는 마치 금전적인 합의를 진행할 것처럼 하면서 번번이 약속을 어기고 시간을 끌며 점주들이 지쳐 포기하도록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출액 적자에 결국 폐점을 선택한 한 가맹점주는 “본사의 설명과는 달리 너무 이익이 안 나왔다. 이익이 안 남는 매장을 유지하는 것이 더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폐점을 했다”며 “실제 매장 운영을 해보니, 원가율, 세금, 인건비 전부 예상치를 훨씬 넘어섰다. 그렇게 뻔히 보이는 결과를 외면한 채 본사 직원들은 오픈을 강행했으면서 지금에 와서는 자신들은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했다면서 모든 책임을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점주들과 가족들의 생계를 걸고 말장난이나 하는 본사를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더본코리아 본사를 믿고 계약을 체결한 점주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호소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더본코리아는 브랜드만 많이 늘렸지, 관리는 전혀 안 하고 있다”며 “여기 안 되면 저기하고 이런 식으로 돌려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매장 오픈 비용으로 가맹비, 인테리어비 등을 받고 돈을 벌지 폐업률이 늘어나는 데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가맹점주들의 시름만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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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 = 더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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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본코리아 본사 측은 가맹점주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본사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가맹점주들이 당사가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허위·과장으로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했다는 등의 주장을 개진함에 따라 이를 인용한 일부 언론보도가 있었다”며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계약 등의 체결 과정에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 원가 비중, 손익 등의 정보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투명하게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가 월 예상매출을 30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2022년 연돈볼카츠 월 매출 1700만원 수준의 예상 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 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의 월평균 매출액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물품대금 인하 등을 진행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갈등으로 더본코리아가 준비 중인 기업공개(IPO)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코스피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엔데믹 시기와 맞물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IPO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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