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옆 한 15층짜리 메디컬건물. 이곳에 입주한 10여개 개인병원 중 1곳을 제외한 나머지 병·의원은 평소와 다름 없이 정상 진료를 하고 있었다. 평소 대기 줄이 길기로 유명한 한 피부과 의원의 대기실은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18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외래센터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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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 한쪽 벽면에 서서 진료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40대 남성 환자는 “TV를 통해 병원들이 오늘 하루 집단휴진을 한다고 해서 병원을 찾기 전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이다”며 “정부와 의사단체가 하루 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환자는 물론 국민들이 편안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동아대병원 상황도 비슷했다. 부산대병원의 경우 재직 교수 278명 중 31명(11.2%)이, 동아대병원은 170명 중 한 명도 휴진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날까지 부산지역 전체 의료기관 2661곳 중 87곳이 휴진을 신청해 휴진비율은 3.3%로 집계됐다”며 “오후 4시까지 휴진비율을 집계하고 있으며,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642개 의료기관 중 사전 휴진신고율이 10% 미만이었던 울산지역 개원의들의 실제 휴진율은 한자리 숫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에서 근무하는 200여명의 전문의 중 가정의학과 등 10여명만이 휴진에 동참했고, 응급·중증 환자 진료과 전문의는 휴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구지역 의료기관 2041곳 중 34곳이 휴진에 들어가 휴진율은 1.67%로 집계된 가운데, 대구시의사회 회원 300여명은 이날 전세버스 8대에 나눠 타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의협 주최 총궐기대회에 참가했다. 경북대와 계명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의대교수회는 이날 집단휴진에 동참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20%가량만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외래진료 접수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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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은 전체 의료기관 1053곳 중 124곳(11.8%)이, 전남은 966곳 중 137곳(14.2%)이 휴진 신고를 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전체 교수 87명)과 조선대병원(전체 교수 62명)은 각각 26명과 24명이 휴진에 동참해 휴진 참여율은 29.9%와 38.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날 휴진에 동참한 교수들은 연가를 내는 대신 연구실에서 연구활동을 하거나 당직을 서는 것으로 진료를 대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환자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전남대병원 신경과에서 만난 한 외래환자는 “예정대로 진료를 했다”며 “진료를 안하는 교수가 있는지 모르지만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은 263명의 전문의 중 46명(17.5%)이 휴진에 동참했으나, 간호사들이 사전에 외래 진료·수술 일정 등을 조율해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당일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외래과가 휴진하면서 발길을 돌리거나 항의하는 모습도 간간이 볼 수 있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전문의 165명 중 48명(29.1%)이 휴진에 동참했고, 도내 신고명령 대상 의료기관 986곳 중 23곳의 병의원들이 휴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지역 대학병원 의사들은 집단휴진에 동참하기보다 개별적 판단에 따라 일부가 휴무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과 노조가 휴진 동참 전문의 규모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미미한 영향을 끼쳤다. 아주대병원은 일부 전문의만 자리를 비우면서 특정 진료과 전체가 휴진하는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전문의들이 개별적으로 휴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기 도내 전체 8204개 의료기관 중 휴진신고를 한 곳은 238곳에 그쳤다. 다만, 미리 휴진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진료시간을 단축한 곳도 있어 실제 휴진에 동참한 곳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오성택 기자, 전국종합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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