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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마이너스통장도 ‘대출’…‘내 돈’이란 착각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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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화위복은?



2030을 위한 한겨레만의 재테크 콘텐츠입니다. 믿을 수 있는 친절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돈을 아끼고, 모으고, 불리는 일이 수월하고 재밌어지도록 쓸모 있는 정보를 피부에 와닿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다른 쩐화위복 기사보기 https://www.hani.co.kr/arti/SERIES/3115



또는 검색창에 ‘쩐화위복’을 쳐보세요.





<이번 편 3줄 요약>
• 마통도 대출, 이자는 쓴 만큼만
• 대환대출·금리인하요구권 가능해요
• 마통은 생활비통장보다 월급통장 약정이 유리해요



“신용카드는 사용 금액을 매달 갚아야 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은 1년 안에 자유롭게 갚을 수 있어.”



처음 마이너스통장에 대해 들어본 것은 친구가 취업을 했을 때입니다. 합격 발표가 나고, 첫 출근을 하기까지 몇 달이 걸렸다고 합니다. 회사에 붙었는데, 계속 집에 손을 벌리기에는 눈치가 보였대요. 고민하던 찰나, 입사자 모임에서 마이너스통장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 돈으로 입사 전에 여행도 가고, 첫 월급을 받기까지 한달이 걸리니 생활비로도 썼다고 합니다.



‘마통’이라고 부르는 ‘마이너스통장’ 많이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잔액이 없어도 현금을 뽑을 수 있는 통장을 말합니다.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입출금통장에 마이너스통장 약정을 걸면 됩니다. 마이너스통장이라는 상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존 통장을 변경하면 되는 거죠. 2개 이상의 통장을 마이너스통장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마이너스통장이 되면 기존 통장의 최저 금액이 ‘0원’에서 더 밑으로 내려간 ‘마이너스 n원(약정 금액)’이 됩니다. 그래서 마통을 ‘뚫는다’라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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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vs 일반신용대출





‘일반신용대출’은 대출을 신청하면 실행일에 대출 금액이 통장으로 한번에 입금되죠. 그 금액만큼 이자를 부담하게 되고요. 마이너스통장은 한번 개설하면 필요한 금액을 별도 심사 없이 수시로 찾고, 원할 때 갚을 수 있어 자유롭습니다. 통상 사용 기간은 1년이며, 일반신용대출과 달리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습니다.



소비자로서는 장점이겠지만, 은행으로서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만큼 돈을 항상 보유해야 하고,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을 수 없어 일반신용대출을 내주는 것보다 이득이 적습니다. 그래서 마이너스통장의 연 이자율이 일반신용대출보다 높습니다. 지난 4월 시중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취급된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97~5.16%입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대출(신용한도대출) 평균금리는 5.07~5.41%네요. 이자율은 일반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용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자는 자신이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매월 이자 납입일에 내면 됩니다. 5천만원 한도로 마이너스통장 약정을 걸어놓고 3천만원을 썼다면, 5천만원이 아니라 3천만원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됩니다. 이자는 하루 단위로 붙습니다. 마이너스 한도를 사용하지 않은 날은 대출이자가 부과되지 않고, 마이너스 한도를 사용한 날에만 그 금액만큼 이자가 부과되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5분 만에 돈을 갚아도 하루치 이자(하루 사용 최고 금액 대상)는 내야 한다는 거죠. 약정한 기간이 끝나고 만기가 돌아오면 전액 상환을 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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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KB)국민은행의 ‘온국민 신용대출’ 상품 설명 화면. ‘종합통장자동대출’은 마이너스통장을 의미합니다. 케이비(KB)국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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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은 대체로 직장인이 많이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직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전문 자격증이 있으면 만들기 쉬워요. 하지만 꼭 직장인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은행을 일정 기간 이용한 주부 등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은 일반신용대출보다 한도가 적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케이비(KB)국민은행의 ‘온국민 신용대출’ 상품을 볼게요. 일반신용대출은 최고 3억5천만원까지 대출 가능하지만, 마이너스통장은 1억5천만원까지 쓸 수 있습니다.





마이너스통장도 ‘대출’이다





마통은 ‘신용한도대출’이라고 불립니다. 은행 직원들은 “마이너스통장은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 대출 방식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일반신용대출처럼 자신의 신용도나 은행·상품마다 금리가 다르죠. 일반신용대출을 이용할 때도 유관기관 대출이 유리할지, 전문직 대출이 유리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마이너스통장을 만들 때도 비슷합니다. 기본금리가 낮은 상품에 가입하면 됩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신용대출 금리에서 통상 0.5%포인트 정도 가산됩니다.) 마이너스통장도 일반신용대출처럼 실직 등 신용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대출을 연장할 때 조건이 달라집니다.



현재 사용하는 마이너스통장을 더 조건이 좋은 마통으로 바꾸고 싶다면, 일명 ‘대출 갈아타기’라고 불리는 ‘대환대출’도 가능합니다. 신규 약정 뒤 6개월이 지나면 가능합니다. ‘금리인하요구권’도 쓸 수 있습니다. 취업, 이직, 승진, 전문자격증 취득 등으로 소득이 증가했거나, 재산이 증가한 경우, 신용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을 자료로 증명해 은행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통상 마이너스통장은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을 뜻하지만, 담보를 잡아 쓸 수도 있습니다. 이자를 조금 더 낮게 쓸 수 있겠죠. 하나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을 보면, ‘하나은행에 가입한 예금을 담보로 대출한도가 부여되는 마이너스 통장’이 가능하다고 돼 있습니다. 예금을 담보로 내 통장에 대출 금액이 꽂히는 ‘일시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만드는 ‘통장대출’ 방식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부동산도 담보로 잡을 수 있는데요, 개인대출보다는 사업자대출에 적용되는 편입니다.



은행 직원들은 “당장 카드값이나 세금을 낼 돈이 필요할 때, 한마디로 ‘급전’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통장이 유용하다. 짧게 쓰고 갚으면 이자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계약 등 중·장기(1년 이상) 목적의 자금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일반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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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면 이자 없으니, 무조건 좋을까?





마이너스통장은 편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한도만큼 자신의 신용대출 금액으로 잡히기 때문인데요. 한도 5천만원 가운데 3천만원만 썼다고 해도, 신용대출 금액은 5천만원으로 나타납니다. 3천만원을 모두 갚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너스통장 한도인 5천만원만큼 대출한 상태로 취급되죠. 그러니 마이너스로 사용한 금액이 없어도 다른 대출을 받을 때 한도가 줄어들 수 있어요.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이 있다면, 한도를 낮추거나 별도로 해지 신청(약정 취소)을 하면 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을 최대한도로 받고 싶을 때 마통을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신용도에 따라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통상 수천에서 수억까지 가능합니다.



주변에서 “당장 쓸 일이 없어도 마이너스통장을 미리 뚫어두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일부 은행에서도 “큰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만들어 놓음직하다”고 광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만들어 두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는데 사용하지 않으면 은행에서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기도 합니다. 정작 필요할 때 충분한 한도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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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통장, ‘내 돈’이라는 착각은 금지





마이너스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니, 평소 자신이 돈을 넣고 사용해오던 입출금통장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빚을 진다는 인식 없이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친구는 마이너스통장을 200만원 정도 이용했다고 해요. 쉽게 갚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신입 월급은 생각보다 적었고 생활비도 빠듯해 마이너스통장을 채워넣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합니다.



공과금이 빠져나가는 생활비통장에 여유가 있다면, 예비비 목적의 마이너스통장과는 분리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유자금에서 공과금이 빠져나간다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지만, 마이너스통장에서 빠져나간다면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생활비통장에 여유가 없어서 마이너스통장에서 각종 공과금이 빠지도록 설정했다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잘 살펴야 합니다.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려 쓴 돈에 대한 이자는 쓴 날 만큼만 내면 되지만, 한달에 한번 정해진 날 내야 하는데요. 이자 납입일에 내야 할 이자 만큼 한도가 안 남아 있으면 연체 처리 돼 연체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월급통장을 마이너스통장으로 약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월급이 들어오면 그때마다 상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자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마이너스통장 사용에도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데요. 소액이 필요한데 마이너스통장은 부담스럽다면 ‘비상금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용도에 따라, 통상 50만원에서 300만원 한도까지 인출할 수 있는 소액 마이너스통장입니다. 대출과 상환 방식은 비슷하지만 한도가 적습니다. 한도 증액이나 감액도 안 되죠. 대신, 연체 등 특별한 거절 사유가 없다면, 직업·소득에 관계없이 대출이 가능합니다. 17일 기준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 금리는 연 4.855%~15.000% 수준입니다. 같은 날 기준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5.447%~7.138%입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만큼, 상환 계획을 미리 마련해두고 이용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다음주에는, 주변에서 꼭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막상 알아보려니 복잡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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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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