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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대통령실, 중산층 공략 ‘감세 드라이브’… 기재부, 내달 세제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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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세제 정책 주도권 쥐고

여소야대 정국 돌파구 마련 모색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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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에서 귀국한 16일 곧바로 종합부동산세 사실상 폐지, 상속세 전면 개편 등을 띄우며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중산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제 개편 논의의 정책 주도권을 쥐고, 야당이 시작한 논의의 판을 되레 키우면서 여소야대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제를 둘러싼 각론과 방법론을 두고는 전문가 논의를 거쳐가며 조정을 이어갈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중과세 문제 등을 가진 종부세와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상속세에 대해서는 수술을 하겠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분명한 정책 기조”라며 “정국 상황과 무관하게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가격 등이 급등하면서 종부세와 상속세가 중산층과도 밀접한 이슈가 됐다”며 “전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불합리한 종부세 등 세제 문제였다”고 말했다. 여권은 야당이 종부세 개편 논의를 먼저 꺼내들었던 것도 이런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고 본다. 세제 논의를 본격화한 정부 여당의 논의는 중산층과 맞닿은 세제 개편 이슈를 주도하며 지지율 정체 등으로 떨어진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도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며 논의의 판을 키우고 있다. 종부세와 상속세 완화라는 큰 틀에 동의하되, 종부세 완전 폐지 시 4조2000억 원대 지방 재원 감소 우려를 보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재정·세제개편특위 관계자는 “종부세를 완전 폐지하면 지방 재원 문제가 생기고, 재산세와 종부세를 통합하면 지역에 따라 가액이 들쭉날쭉한 문제가 생긴다”며 “어떤 방안이든 장점과 문제점이 따라오기 때문에 더 심도 있게 논의하려 한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중앙정부가 걷지만(국세) 지방자치단체에 다시 내려보내 지방재원으로 활용된다.

세제 당국은 대통령실의 구상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개편 방향이 확정된 상황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정책실장의) 종부세나 상속세 관련 언급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고 당연히 공감을 한다”면서도 “검토 가능한 대안인 것이지 지금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제 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세수 효과 등을 살펴보고 여론을 수렴해 다음 달 세법 개정안에 정부의 개편안을 담아 발표하겠다는 것.

상속세율 인하와 관련해서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정책간담회에서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상속세가 선진국에서도 굉장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상속세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도 이번에 추진해 보려고 한다”며 대통령실의 정책 드라이브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은 상속세율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기조다. 또 대주주 할증과세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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