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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0 (토)

특강한 노소영 “서울대 학생들 실망, 지방대 학생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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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

동아일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4.1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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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와 지방대인 계명대에서 특강을 하고 난 뒤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서울대생들에겐 실망했고, 지방대생들에게는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노 관장은 8일 페이스북에 ‘tabula rāsa’(타불라 라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타불라 라사’는 라틴어로 ‘깨끗한 석판’, 철학적으로는 ‘백지’를 뜻한다. 인식론에서는 어떤 개인인 인간이 태어날 때는 정신적인 어떠한 기제도 미리 갖추지 않고 마음이 빈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태어나며 출생 이후에 외부 세상의 감각적인 지각 활동과 경험에 의해 서서히 마음이 형성돼 전체적인 지적 능력이 형성된다는 개념이다.

노 관장은 “한 곳은 지방대, 다른 한 곳은 서울대. 학부생 수업이라 부담됐지만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노 관장은 “계명대 담당 교수가 말하길, 아이들이 주눅이 들어있고 질문을 안 한다고 하더라. 이 아이들을 깨워달란 주문이었다”며 “대구까지 내려가 한두 명이라도 깨워놓고 오겠다는 각오로 출동했다”고 했다.

수업 전 총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본관을 찾은 그는 커다란 흰 캔버스를 발견했다며 “심상치 않아 물어보니, 총장님의 교육철학이라 한다. 정체성과 관련되는 것이 아닐까 넘겨짚었더니, 총장님 얼굴이 환해졌다”고 했다.

이어 “50분 전도 강연을 하고 포스트잇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무엇이라도 써내지 않으면 저 문을 나가지 못한다고 선언했다”며 “무슨 질문이 나올까 매우 궁금해하면서 한 장씩 읽어봤는데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우선 순수했다. 나는 타불라 라사에 감명을 받아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좀 했는데 질문들이 제대로 정곡을 찌른다”며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는 질문들이었다. 어떤 친구는 ‘관장님의 타불라 라사에는 어떤 그림이 있냐’고 물어왔다”고 놀라워했다.

반면 서울대 특강에 대해서는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나는 가슴에서 나오는 질문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진솔한 소통을 유지했다”며 “가슴으로 말하려면 가드를 내려야 하는데, 이들은 잔뜩 경직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뭔가 아는 척을 하지 않으면 인간 취급을 못 받는 것처럼 말하는데, 학부생이 아는 척을 하니 금방 바닥이 보인다”며 “일부가 바닥을 보이더라. 몇몇 희생자들이 지나가니,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한 학생은 최신 정보를 얻는 소스가 어디냐고 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노소영 관장은 “두 학교를 비교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한쪽은 평범한 지방대, 다른 한쪽은 이 사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 문제는 챗GPT 등의 인공지능이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능은 훨씬 넘어섰다는 것이다.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넘어 이제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정체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그래야 오리지널(독창성)이 생기고, 그것만이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소영 관장은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위자료로 20억 원을 받아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 화제가 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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