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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외국인 여성만 접대?"…폐쇄영업 중인 대구 외국인전용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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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서 암암리에 운영 중

새벽·오전만 운영…CCTV로 주변 살펴

외국인 대부분 '화류계' 종사

단속 기관 "손쓸 방법 없어"…출동 0건

뉴시스

[대구=뉴시스] 대구 중구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 입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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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전국의 불법체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 외국인 체류자가 한국인을 상대로 접대를 '하는' 방식이 아닌 '받는' 형태의 새로운 접객 업소가 성행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업소에서 다수의 불법체류자가 검거되고 마약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된 사례도 있지만 단속 기관은 실제로 범죄가 드러났을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는 핑계로 손을 놓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암암리에 운영 중인 수상한 '외국인 여성 접객 업소'


"요즘은 외국인 여성에게 한국인 남성 접대부가 술을 따라주거나 게임을 하며 노는 경우도 있어요."

지난 3일 자정 뉴시스가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한 외국인 전용 업소를 가보니 문이 굳게 닫혀 출입이 불가능했다.

지하 1층에 있는 해당 업장 입구 간판에는 이름을 제외하고 어떠한 설명도 없어 뭘 하는 곳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입구로 이어지는 계단 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는 주변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업소를 방문하기 위해 전화를 시도했지만 관계자는 "외국인만 출입이 가능하며 한국인은 외국인을 동반해야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

다음 날 오전 11시께 업장을 다시 와보니 정오가 가까워져 오는 시간임에도 내부에서는 빠른 템포의 클럽 음악이 흘러나왔다.

30여 분이 흐르자 한껏 멋을 부린 외국인 여성 손님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며 나오는 사람, 헝클어진 머리에 슬리퍼를 신은 사람 등 대부분 초췌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별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각자 부른 택시를 타고 떠났다. 외국인 지인과 함께 온 일부 한국인 남성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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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대구 중구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나온 여성 외국인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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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유흥주점으로 신고된 이 업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상에 오후 6시부터 오전 2시까지 장소 대관 형태의 대형파티룸으로 이용 중인 것으로 적혀있다.

하지만 실제 방문자 A씨에 따르면 이곳은 늦은 새벽 시간대부터 태국·베트남 등 국적의 외국인 여성을 접대하는 곳으로 뒤바뀐다. 이는 포털사이트에 오전 5시께 영업을 종료한다고 공지한 것과는 상반된다.

이용하는 대부분 외국인은 공단 인근 퇴폐 안마 업소, 술집 등에서 활동하는 '화류계' 종사자다. 보통 자신의 영업을 마치고 해가 뜨는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에 입장해 낮 12시까지 유흥을 즐긴다.

특히 여기가 기존의 외국인 유흥업소와 다른 점은 한국인 남성이 이들을 접대한다는 것이다.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에 비해 금전적 여유가 되는 고객이 주로 방문한다.

운영 방식은 방문객이 오픈된 형태의 파티룸에서 남성 접대부를 골라 시간당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같이 음주가무를 즐긴다. 기분에 따라 팁도 제공한다.

업장 크기는 45평 규모로 최대 60명까지 수용한다. 외국인 DJ가 음악을 틀고 외국 현지 음식이 나오는 등 클럽 자체가 '외국인'에 초점이 맞춰졌다.

혹시 모를 단속에 대비해 업장 입구 주변에는 CCTV 3대도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장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 B씨는 "요즘 오후에 운영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새벽과 아침에만 외국인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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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대구 중구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 내부 모습.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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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현장으로 전락한 외국인 전용 업소…단속 기관 '나 몰라라'


최근 전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업장에서 불법체류자가 무더기로 검거되는 등 외국인 전용 업소가 범죄 현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4월 달서구 신당동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자신과 같은 국적의 동포를 살해한 인도네시아인 불법체류자를 붙잡았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지난 3월 전남 영암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경찰과 합동 단속을 벌여 불법체류자 70명을 검거해 강제 퇴거 조치했다.

부산과 대구, 경남 지역 일대 외국인 전용 클럽 등 유흥업소에서는 지난해 11월 마약류를 유통·투약한 외국인 30명이 적발됐다.

하지만 동성로에 있는 외국인 전용 접객 업소 관련 단속 기관들은 "손 쓸 방법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는 해당 업장은 유흥주점으로 제대로 신고돼 위생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아직 드러난 범죄가 없어 단속을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단속하려면 신고가 들어오거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질러야만 출동할 수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업장과 관련한 신고가 아직 없었다"며 "만약 출동하더라도 이러한 형태의 업장은 폐쇄적인 특성상 CCTV를 통해 단속을 피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관련 제보를 받지 못해 금시초문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공무원의 근무 시간대가 정해져 있으므로 새벽 시간대 단속을 나가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처음 듣는 사실"이라며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k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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