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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검찰과 법무부

[연합시론] 언론이 檢애완견이라는 野, 품격 잃으면 설득력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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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입장 말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6.14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추가 기소된 것과 관련, 검찰의 주장과 법원 판단에 배치되는 증거가 여럿인데도 언론이 진실을 파헤칠 노력은 고사하고 제대로 보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이런 인식이 설령 사실에 부합한다고 쳐도 그것을 막말로 표현하는 순간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이 대표는 거대 야당의 수장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언론이 불리한 보도를 하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것이 정치권의 일상이 됐지만, 적어도 한 나라의 정치지도자라면 그렇게 해선 안 된다. 말과 행동에 최소한의 품격을 지녀야 한다.

이 대표는 "이 사건은 희대의 조작 사건으로 결국은 밝혀질 것"이라며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해보라. 대체 말이 되는 소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서 이 대표가 언급한 사건은 2019년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1심 법원은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중형을 선고했고, 닷새 뒤 검찰은 이 대표가 방북비 대납을 공모했다며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는 몇 가지 반박 근거를 대며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으로 몰아세웠다. 이 대표는 먼저 "동일한 사건에 대해 동일한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전혀 다른 판단을 해서 상반된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다. 대북송금 공범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 대해선 수원지법의 다른 1심 재판부가 대북송금 800만 달러와 관련해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대한 대가라고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북한의 정찰총국 간부 이호남이 (쌍방울의) 주가조작 대가로 일주일에 50억씩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국정원 보고서도 거론했다. 안부수 회장 사건을 다룬 1심 법원 판결과 국정원 보고서를 봐도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도가 '이재명 방북비'가 아닌 주가 조작인데도 언론이 검찰의 엉터리 정보를 열심히 받아쓰기만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는 다툼의 여지가 여전히 있다. 또 이화영 전 부지사 1심 재판부는 주가 관련 대목이 있는 국정원 문건에 대해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이 내용이 얼마나 검증됐는지 불분명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별해 부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언급 이후 기자들을 비판하며 "'검찰의 애완견'이라는 표현은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하는 등 더욱 날 선 언사를 언론을 향해 내놓고 있다. 정치권이 언론에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쓰레기" 운운하며 조작을 일삼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언론 기능이 유튜브 등 디지털 수단으로 확대된 세상에서 언론이 검찰과 짜고 사건을 조작한다고 한들 이를 전적으로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민주당은 자중해야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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