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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끝없는 오판' 하이브, '무모한 자폭' 빌리프랩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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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글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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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쟁의 역사에서 가장 무의미했던 전술은 일본제국군의 카미카제였다. 2차대전기 일본군을 상징하는 전술로 알려져 있지만, 이름에 비해 얻은 건 전무하다시피 했다. 수많은 숙달된 청년들이 자폭으로 사라져 갔지만 정작 미 해군 전력에 입힌 피해는 경미했다. 물질적 피해보다는 차라리 정신적 피해가 컸던 정도다. 요컨대, 얻는 건 없이 오히려 자기 편의 전력을 무의미하게 소모했다.

화해 요청을 골자로 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2차 기자회견 이후, 하이브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물밑에서 진행되는 듯했던 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하이브가 아닌, 역시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이 뜬금없이 포격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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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빌리프랩 유튜브 공식 채널에 ‘표절 주장에 대한 빌리프랩의 입장’이라는 27분 50초짜리 영상이 업로드됐다. 빌리프랩 소속인 아일릿의 스태프들뿐만 아니라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거친 김태호 대표, PR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은 최윤혁 부대표가 나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민희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발표했다. 문제는, 이를 증명하는 과정에서 악수 중의 악수를 남발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케이팝 업계의 암묵적 룰을 크게 어겼다. "우리가 표절이라면 이들도 표절"이라며 다른 아이돌 그룹을 끌어들였다. 뉴진스뿐만 아니라 여자친구, 엔믹스, 아이즈원, 아이브, 르세라핌 등 인기 있는 걸그룹이 사실상 모두 거론됐다. 해당 그룹의 팬덤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도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설령 경쟁 관계에 있는 아이돌이나 회사일지라도,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회사 차원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박살내면서 아일릿 지키기에 나섰다.

그런데 그 근거로 인용된 자료와 영상이 대부분 DC인사이드의 특정 갤러리에 올라왔던 자료들이다. 이번 사태에서 친 아일릿, 친 하이브 성향을 보였던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다. 그들은 민희진의 주장을 반박하고 뉴진스를 공격하기 위해 많은 자료들을 올렸다.

하지만 이는 정작 케이팝 팬덤 내에서는 별 반향을 얻지 못했다. 대부분 반박되기도 했다. 왜냐, 악의적 편집과 보정을 거친 왜곡된 자료거나 맥락을 거세한 악의적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공식입장에 담기에는 적절치 않은 근거였다. 마치 나무위키를 바탕으로 쓰는 논문이었다.

여론전에서 불리한 상황, 반전을 노리고 올린 회심의 영상이다. 여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쪽은 둘 중 하나다. 아일릿의 팬덤이거나, 하이브-민희진 분쟁에서 하이브 편을 들기로 마음먹고 있던 중장년층. 이들은 이 영상이 없었어도 어차피 하이브와 빌리프랩의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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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영상으로 여론을 뒤집고자 했다면, 정치용어로 말하는 중도층을 공략했어야 했다. 문제는, 오히려 그들을 광범위 폭격했다는 것이다. 중립을 지키고 있거나, 관망 중이었던 팬덤들이 들고 일어났다. 민희진의 2차 기자 회견 이후 잠잠해지던 분위기가 또 한 번 요동쳤다. 이번에는 불꽃이 자신들에게까지 튀었으니, 이슈는 제3자들의 싸움이 아닌 당사자의 문제로 번졌다.

팬덤뿐 아니라 빌리프랩이 난사한 총탄에 맞은 엔터업계 관계자들도 부글부글 끓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잖아도 하이브라는 거대 회사에 대해 가진 조용한 불만이,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카톡방마다 거센 불만이 되어 넘쳐흘렀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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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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