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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BBC "한국 헬스장서 '아줌마 출입 금지'… 불관용과 성차별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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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의 일이지만, '노키즈존' 등도 확산
여성만 지목할 필요 없다는 지적도 나와"
한국일보

인천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금지' 안내문을 내걸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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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한 헬스장에 '아줌마 출입 금지' 공지가 붙어 화제가 된 가운데, 영국 BBC방송이 14일(현지 시간) 이 사건을 소개했다.

BBC는 "'우아한 여성만 출입 가능': 한국 헬스장이 공지로 비난받다"라는 기사를 통해 해당 논란을 다뤘다. BBC는 인천에 있는 한 헬스장이 최근 '아줌마 출입금지,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붙였다며 "아줌마'(ajumma)는 보통 30대 후반 이후의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무례하거나 불쾌한 행동에 대한 경멸의 의미를 담은 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BBC는 한국 언론을 인용해 해당 헬스장 운영자의 주장을 소개했다. 헬스장 운영자는 "'일부 나이 든 여성 고객'은 탈의실에서 한두 시간을 보내며 빨래를 하고 수건, 비누, 헤어드라이어 등의 물건을 훔치곤 했다. 그들은 일렬로 앉아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 논평하고 판단했다"며 이들 때문에 젊은 여성 고객을 잃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인천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금지' 안내문을 내걸며 여자와 아줌마를 구분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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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이 현상을 "특정 연령층에 대한 불관용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로 간주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키즈존(No Kids Zone·어린이 출입금지)' 업장의 확산도 비슷한 예시로 언급됐다. BBC는 "이런 조치는 한 체육관에서 이뤄졌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 기업들이 어린이나 노인들의 특정 공공장소 출입을 금지해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큰 충격을 준 듯하다"고 설명했다. "'나쁜 고객(진상)'이라는 용어가 어떻게 '아줌마'와 같은 의미가 되었나", "서비스업에 종사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범주에 속하는 사람이 나이든 여성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 등의 인터넷 댓글도 소개됐다.

BBC는 이번 논란이 여성에 대한 편견과도 관련 있다고 진단했다. BBC는 "한국 여성들은 종종 완고한 기준을 적용하는 사회에서 짧은 머리부터 비혼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다른 선택을 위해 오랫동안 싸워 왔다"며 "여성들은 남성들이 비슷한 행동으로 판단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평론가들은 나이 든 남성이 나쁘게 행동할 가능성도 높은데, 여성만 지목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며 "나이 든 남자들도 공짜에 집착하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무례한 행동은 나이 든 여성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상담심리학과 박상희 교수의 JTBC 인터뷰 발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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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출입 금지' 헬스장 논란... "교양 있는 여성만 출입 가능"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1110520004565)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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