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계도 인간 생명 뺏어선 안 돼…인간 존엄성 문제"
역대 교황 최초 G7 정상회의 참석 'AI와 평화' 연설
G7 정상회의에서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AI 킬러 로봇'(살상용 로봇) 사용을 금지하자고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주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AI 관련 세션에 참석해 'AI와 평화'를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무력 충돌이라는 비극에 비춰 볼 때 이른바 '치명적인 자율 무기'와 같은 장치의 개발과 사용을 재고하고 궁극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인간이 AI를 더욱 강력하고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어떤 기계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율 무기'로 불리는 AI 킬러 로봇은 AI가 스스로 판단해 목표물을 추적하고 공격하는 기능을 보유한 로봇이다. 현재 AI 기술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세계 각국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AI 킬러 로봇은 인간 군인의 피해를 줄이고 전쟁을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동시에 기계가 인간의 생사를 결정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도덕·윤리적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황 연설에 손뼉치는 바이든 대통령 |
교황은 "AI는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무서운 도구"라며 "우리는 AI에 대해 인간이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보호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 자체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황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적 현안에 대해 연설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자들과 비교하면 기술에 정통하고 미래지향적이라고 평가받는다.
교황은 AI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면서 AI가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 도착해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가 안부를 묻자 올해 87세의 교황은 "아직 살아있다"고 답했다.
멜로니 총리가 "나도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자 교황은 "그럼 우리 둘 다 살아있네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교황은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AI 세션 기조연설 뒤 전 세계 지도자들과 10차례의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교황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과 양자회담 일정이 잡혔다고 밝혔다.
교황, G7 정상회의 참석 'AI와 평화' 연설 |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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