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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주도주가 안 보인다"···순환매 장세에 개미들 '단타'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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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당일매매 비중 45%까지 '쑥'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박스피 지속

수급 쏠림 심화···증시 변동성도 증가

중장기 투자자는 해외로 발길 돌려

"삼전 등 대형주 장세 돼야 줄어들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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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한 자릿수 상승률에 그치며 지지부진한 가운데 ‘데이트레이딩(당일 매매)’이 다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상승을 견인할 주도주가 마땅치 않은 상황 속에서 수급 쏠림이 심화하자 투자자들이 단기 투자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에 증시의 변동성도 함께 커지며 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단타 매매가 꺾이기 힘들 것으로 보면서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 대금에서 당일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42.0%를 기록했다. 올 1월 39.7%였던 당일 매매 비중은 밸류업과 기업 실적 기대감으로 지수가 상승하며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 발표 마무리와 함께 밸류업 기대감이 수그러들며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자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달 코스피 거래 대금 대비 당일 매매 거래 대금 비중은 45.1%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당일 매매는 매수한 주식을 하루 안에 되파는 단타 매매 기법을 뜻한다. 당일 매매 규모는 한 계좌에 유출입한 매수·매도 대금 중 작은 값으로 산정한다. 예컨대 누군가 A 종목을 50억 원어치 매수해 30억 원어치를 매도했다면 당일 매매 거래 금액은 30억 원으로 집계된다. 이 경우 거래 대금에서 당일 매매 거래 금액이 차지한 비중은 60%가 된다. 단타 매매가 성행할수록 비중이 그만큼 올라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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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매매는 국내 증시에서 개별 종목 장세가 심화되며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업종, 음식료, 화장품 업종 등 순환매 장세가 길어지자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를 더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냉온탕을 오가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수 상승을 억제하면서 당일 매매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실제 국내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 지수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평균 17.44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6.69)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장기 투자자들이 우상향하는 해외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만큼 당분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도 매크로 이슈는 증시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해 지수가 박스권에 머물고 종목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올 하반기 주도주가 재등장하며 당일 매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005930) 등 대형주 중심으로 지수 상승이 시작되면 테마 자체가 소멸되면서 단타 거래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수급 외에도 실적·전망 등 다른 주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유심히 살피라는 조언이다. 삼성공조(006660)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AI 수혜 업종과 관련된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사업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5거래일 만에 70% 넘게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거래 대금 대비 당일 매매 거래 금액 비중이 85.8%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삼성공조가 자동차용 HAVC 제품을 생산하며 삼성그룹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주가가 다시 떨어지고 있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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