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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삶] "생활비 모자라 강남 집 팔자 했더니 아내가 결사반대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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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에 자동차, 아파트 평수, 경조사비 줄여야"

"부모한테 매달리는 자녀, 노후 파산 리스크 해당"

"한국서도 퇴직연금 백만장자 불가능한 것 아니다"

[※편집자 주= 강창희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 인터뷰 기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지난 7일[삶] "공기업 퇴직후 아파트경비 취업…아내가 도시락 싸주며 좋아해"라는 제목으로 송고됐습니다. 직장생활, 재취업 등을 다룬 세 번째 기사는 다음 주 중후반쯤 나갈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강창희 대표
[촬영 홍지희]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기자= "한 친구는 생활비가 모자라 가족에게 강남 집을 팔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딸이 결사반대한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커뮤니티가 강남에 있기 때문에 안된다는 겁니다. 다른 친구 1명은 같은 가격대의 아파트를 팔아 실버타운을 예약해 놨고, 다른 친구 1명도 강남 아파트를 팔아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매각한 이들 2명의 친구는 생활이 안정되고, 노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강창희(77) 행복100세자산관련연구회 대표는 지난달 16일과 29일 연합뉴스와 두차례 인터뷰에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경제적 환경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면서 "정년퇴직 후에는 아파트와 자동차 크기를 줄이고, 경조사 부조비나 골프비 등의 지출도 자제해서 생활비를 현역 시절의 60∼70%로 낮추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은퇴 후에는 리스크를 피하는 것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면서 "노후 파산 5대 리스크는 준비 없는 창업을 했다가 실패하는 리스크, 금융사기 당하는 리스크, 중대 질병에 걸려 돈 퍼붓는 리스크, 자식한테 계속 돈 주는 성인 자녀 리스크, 재산이 확 줄어드는 황혼 이혼 리스크"라고 했다.

강 대표는 1947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후에 한국증권거래소, 대우증권에서 일했다. 1998년에는 현대투자신탁운용 사장, 2000년에는 굿모닝투자신탁운용 사장이 됐고, 그 이후에는 미래에셋그룹 부회장 겸 투자교육연구소장,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를 지냈다.

지난해부터는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로서 노후 설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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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일본 증권전문가 초청 강연회(왼쪽이 강창희 대표)
[본인 제공]



-- 지금까지 삶에서 후회되는 게 있다면.

▲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책을 30분 정도만 보면 눈이 아프다. 젊었던 시절, 눈이 좋을 때 인문학 서적과 고전을 많이 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는 집이 가난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독서할 시간이 없었다.

-- 본인은 일본에서 8년 이상 근무하면서 일본 관련 책을 많이 읽지 않았나.

▲ 한국에 들어와서도 3개월에 한 번 정도 주말을 이용해 일본에 갔다. 대형 서점에 찾아가서는 쓸만한 책을 포대(베로 만든 자루)에 쓸어 담았다. 이런 책은 내가 출판사, 잡지사 등에 기고하는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다.

-- 잡지사 등에서 원고 청탁이 많이 들어왔나.

▲ 내가 기고하겠다고 먼저 제안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한국에 '식품공업'이라는 월간지가 있었다. 일본 증권사들이 식품회사들의 제약업 진출에 대한 보고서를 많이 낼 때였다. 나는 '식품공업'에 전화를 걸어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한국 식품회사들의 제약업 진출에 대한 글을 게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 적극적인 방식인데, 그런 식으로 제안하면 수용이 되나.

▲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월간 '식품공업'은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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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사진]


-- 현대투신운용 사장이 된 계기는.

▲ 대우증권 상무를 하고 있을 때 나는 브로커리지(Brokerage)라고 하는 증권 매매업보다는 자산운용업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많이 했다. 자산운용업이 발전해야 증권시장이 발전한다는 보고서도 많이 썼다. 일본이나 미국이 그러했으니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었다. 워런 버핏도 자산운용업을 하는 사람이지 않은가. 현대그룹 고위층에 계신 분이 자산운용업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현대그룹에 와서 한번 해보라고 했다. 당시 현대그룹은 국민투신을 인수했을 때였다. 자산운용 부문을 떼어내 독립시켰는데 그 회사가 현대투신운용이다. 나는 이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됐다.

-- 이후 굿모닝투신운용 사장을 했는데.

▲ 당시 현대그룹은 김대중 정부와의 관계가 안 좋았다. 회사가 업무 검사를 받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그만두게 됐다. 굿모닝투신운용 사장으로 옮긴 나는 투자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자산운용업은 운용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고객들의 자세가 중요하다. 그들이 단기적인 시황 전망에 쫓겨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면 운용사가 아무리 잘하고 싶어도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 나는 장기 분산투자 원칙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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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과 대화하는 박현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23년 12월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갓생한끼(한국판 버핏과의 점심)'행사에 참석해 MZ세대들과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후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소장이 됐나.

▲ 굿모닝투신운용이 영국의 보험회사에 매각됐다. 회사 측은 고문직을 맡으라고 했으나 나는 투자 교육을 담당하겠다고 했다. 1년 후 퇴임한 나는 또다른 도전에 나섰다. 당시는 미래에셋이 빠르게 성장할 때였다. 박현주 회장에게 투자교육연구소 설립 제안서를 보냈다. 이런 연구소가 미래에셋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박 회장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때가 2004년이었다.

-- 박현주 회장에 대해 소개한다면.

▲ 광주일고 시절의 박 회장 성적은 중간쯤이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어머니 아래에서 성장했다. 박 회장은 어머니로부터 경제관념을 배웠던 것 같다. 학창 시절, 서울에서 하숙할 때 어머니는 하숙비와 생활비를 한꺼번에 주고는 돈이 떨어졌다고 하면 그다음부터는 돈을 꿔주는 방식으로 줬다고 한다. 학생 박현주에게 필요하면 택시를 타는 것도 허용했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시간이 돈이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박 회장은 독서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상상력이 풍부한 분이었다. 사업은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어야 하니 상상력은 중요한 자질이다. 박 회장이 지나가다 내 방에 들러서는 선 자세로 지금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지나고 나면 박 회장의 말대로 되는 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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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


-- 부자란 어떤 사람들을 말하나.

▲ 나는 부자보다는 자립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내 강연의 대상자들은 부자가 아닌 보통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립인이 되려면 먼저 행위의 자립이 돼야 한다. 내가 뭔 일을 해도 혼자서 완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한 일을 항상 다른 사람이 챙겨봐야 한다면 나는 자립인이 아니다. 두 번째가 의식의 자립이다. 남의 눈을 의식해서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라면 의식의 자립이 안 된 것이다. 세 번째가 경제적 자립이다. 사람들은 경제적 자립이라면 재테크만을 생각하는데, 경제적 상황에 자기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경제적 자립이라고 본다.

-- 경제적 자립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해야 하나,

▲ 절약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정년퇴직을 했다면 자동차의 크기를 줄이거나 팔아야 한다. 서울처럼 대중교통이 발달한 곳이 전 세계에서 별로 없다. 내가 서울 시내에서 강연하기로 결정하면 10곳 중 6∼7곳이 당연히 내가 승용차를 타고 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서울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고, 지방에 갈 때는 KTX를 비롯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 사교육비도 줄여야 한다고 했는데.

▲ 몇 년 전에 맞벌이하는 세 커플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중 과외비를 제일 적게 쓰는 집이 1년에 3천360만원이었다. 중학교 2학년생과 초등학교 6학년생에게 이 정도의 사교육비가 들어간다고 했다. 이 집은 맞벌이로 연간 소득이 1억원인데, 학원비로 이렇게 많이 지출하고 생활비를 쓰고 나면 저축할 돈이 없다,

-- 노후 생활비를 위해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것이 한국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인 듯한데.

▲ 자녀가 학과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과외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필요에 맞게 과외 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 의사와 상관없이 엄마들이 정보교환을 하고, 직접 선생님을 고르고, 과외 스케줄을 짠다. 아이는 로봇처럼 학원들을 돌아다닌다. 이런 식으로는 오히려 아이의 경쟁력을 떨어트린다. 아이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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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송파구 등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퇴직 후에는 집의 크기도 줄여야 하나.

▲ 내 친구는 강남에 20억∼30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다. 그런데 퇴직 후 생활비가 부족하다.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을 하고 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돈이 없으니 집을 팔자고 했지만, 아내와 딸이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한다. 딸은 "아빠 말은 다 들을 테니, 집은 팔지 말아달라. 집 팔면 체면 떨어진다. 내 친구들이 모두 이곳에 살고 있다"고 했다. 친구는 이 집을 팔기만 하면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아내와 딸이 이렇게 반대하니 싸워 이길 방법이 없다고 한다.

-- 집을 팔아서 현금을 확보해야 하나.

▲ 나의 다른 한 친구는 서초동의 재건축 아파트를 팔고 실버타운을 계약해 놨다. 내년 가을에 이 실버타운에 들어간다고 한다. 다른 한 친구는 강남의 집을 팔고는 전세를 살고 있다. 이들은 노후 걱정이 없다. 주택을 깔고 앉아 힘들게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집을 팔지 않더라도 크기를 줄여서 현금을 확보하거나 주택연금을 통해 매달 돈을 받는 방식도 있다. 일본에서는 노후에 18∼20평의 소형 주택에 사는 게 유행이다.

-- 30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아파트 매각 자금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기회비용)과 종부세, 재산세 등 관련 지출을 감안하면 하루 숙박료 30만∼40만원의 고급 호텔에서 매일 자는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 그러니 한국 사람들은 체면 같은 것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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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사진]


-- 노후 준비는 젊은 시절부터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 20대, 30대는 3층 연금에 가입해야 한다. 3층 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말한다. 이때는 월급을 받아서 쓰고 남은 돈을 적립해가면서 운용하는 단계다. 그러니 좀 공격적으로 자산운용을 해도 된다. 다만, 장기 분산투자 원칙은 지켜야 한다. 40대에는 건강관리에 들어가야 하고, 자녀 리스크 관리도 시작해야 한다. 50대는 퇴직을 앞둔 시기다. 빚을 갚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는 등 가계 자산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퇴직 후에 할 일의 준비도 시작해야 한다.

-- 퇴직 후에는 공격적 투자를 조심해야 하나.

▲ 퇴직을 하게 되면 모아놓은 노후 자금을 꺼내 쓰면서 남은 돈을 운용하는 시기가 된다. 공격적인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기 예금 금리보다 약간 높은 연 4∼6% 정도의 목표 수익률이면 좋다. 더 중요한 것은 모아놓은 노후 자금을 덜 꺼내 쓰는 것이다. 더 나이 든 뒤에 쓸 돈을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줄이고 어떤 일을 해서든 근로소득을 얻을 필요가 있다.

-- 연 4∼6%의 수익률이 쉽지는 않은 듯한데.

▲ 지금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저금리 상황에서는 더욱 어렵다. 내 이야기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삼으라는 뜻이다.

-- 자산운용을 멈춰야 할 연령대가 있다고 했는데.

▲ 사람마다 다르지만 70대 후반∼80대 초반의 나이가 되면 이때부터 자산운용에서 손을 떼는 게 좋다.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예금과 같은 안정적인 상품에 돈을 넣어 놓고, 아껴서 꺼내 써야 한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노후 자금이 바닥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 수명보다 노후 자금 수명이 길어지도록 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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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강창희 대표
[촬영 홍지희]


-- 미국에서는 직장에 다니면서 부자가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가능한가.

▲ 미국에서는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지 않다. 대부분이 간접 투자를 한다. 회사에 입사할 때는 퇴직연금 제도가 어떻게 돼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진다. 미국의 퇴직연금은 대부분이 직장인 책임형인 DC형이다. 본인이 직접 연금 자산을 운용해야 하니 투자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된다. 운용을 잘 한 사람은 퇴직할 때 백만장자(1백만달러의 부자)가 되기도 한다.

-- 한국에서도 연금 백만장자가 나올 수 있을까.

▲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특히 대기업, 금융기관, 공기업 등 연봉이 비교적 높은 직장에서 근무한다면 그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입사 1년 차부터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국내 펀드뿐 아니라 해외펀드도 살펴보고, 부동산펀드나 혼합형펀드 등 수익이 좋은 상품을 잘 골라야 한다. 30년 이상 장기간 투자를 한다면 퇴직할 때 연금 자산이 1백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 일률적으로 모두가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월 급여가 낮거나 오랫동안 근속하기 어려운 직장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한국 직장인들은 퇴직할 때 원금마저 까먹을까 봐 소극적인 운용을 하는 듯한데.

▲ 우리나라도 갈수록 회사 책임형인 DB형보다는 직장인 책임형인 DC형이 늘어나고 있다. DC형은 적립금 기준으로는 40%, 가입자로는 절반을 넘어섰다. 문제는 지난 10년간의 DC형 연평균 수익률이 2%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주로 원리금 보장 상품에 넣어 운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4%에 가깝고, 미국은 8% 정도다. 한국보다는 투자상품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국에서 투자 교육이 필요하다. 펀드 고르는 방법, 펀드 투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좋은 상품을 어떻게 고르나.

▲ 장기 운용성적이 좋은 운용사의 펀드를 골라야 한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니 실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금융사에 가서 1천만원을 투자하고 싶은데, 무엇을 사면 좋은지 물었다고 치자. 상대방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거 사세요"라고 추천하는 사람은 신뢰할만한 전문가가 아니다. 제대로 된 전문가라면 먼저 고객의 형편을 알아봐야 한다. 재산은 어느 정도인지, 부동산은 어느 정도 가졌는지, 공격적 자산의 비중은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금융사가 캠페인을 하는 상품일 수 있다. 캠페인은 금융사가 "이번에는 이걸 팔자"면서 일정 기간에 특정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담당자는 수수료가 비싼 상품을 많이 팔려고 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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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대표 강연을 듣는 사람들
[강창희 대표 제공]


-- 퇴직금은 목돈보다는 연금 형식으로 받는 게 나은가.

▲ 목돈으로 받으면 투자에 나서다 한꺼번에 잃을 수 있다. 친구나 친지들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고, 자녀들도 돈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일도 생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목돈을 갖고 있으면 잘 쓰지 못한다. 원금이 줄어드는 데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연금 방식으로 받으면 이런 문제들이 없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활이 안정적이다. 연금으로 받는 방식은 절세 효과가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 본인은 그동안 투자와 노후 설계 교육을 많이 했나.

▲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많이 했다. 1년에 330차례 강의한 적도 있고, 하루에 3∼4번 강연하기도 했다. 검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기도 했다. 지금도 퇴직을 앞둔 공무원, 교회의 신도 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투자에 관해 공부하고 현명하게 투자해야 한다. 직접적인 주식과 코인 투자보다는 장기 적립식 펀드를 하는 게 낫다. 그런데 직장인이 너무 재테크에 몰입하면 본업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게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직업에서 월급과 보너스가 나오고, 퇴직금도 나온다. 직장인은 일에서 성공하는 것이 노후 대비에 훨씬 더 중요하다. 가장 큰 투자 엔진은 자기 직업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취재지원 홍지희 인턴기자)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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