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이동원-노정희 후임에
조한창-박영재 등 3배수 압축
전원 법관 출신… 여성후보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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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출신인 조한창 법무법인 도울 변호사(59·사법연수원 18기)와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55·22기) 등 9명이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로 추천됐다. 8명이 현직 법관에 조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9명 전원 전현직 법관 출신이다. 여성 후보는 3명으로 압축됐고, 검찰 등 비법관 출신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회의를 갖고 심사 대상자 55명 중 9명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조 대법원장은 9명의 주요 판결 등을 공개하고 19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후보자 3명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통상 추천위의 추천 후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하기까지 10일가량 걸린다. 후보자가 제청되면 윤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 9명 모두 전현직 법관
9명 중 유일하게 현직 법관이 아닌 조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고 2021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 고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 등을 역임해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사람 모두 올 1월 안철상 민유숙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5·23기)와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5·23기)는 각 기수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엘리트가 발탁되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이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이 대법관에 취임한 건 2014년 권순일 전 대법관이 마지막이다.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60·23기)는 전남 해남, 윤강열 서울고법 부장판사(58·23기)는 광주 출신이다. 노 고법 부장판사는 5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헌법·행정 사건을 맡았고, 윤 고법 부장판사는 2022년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요양급여 불법 수급 사건의 항소심을 맡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여성 대법관 후보는 윤승은 서울고법 부장판사(57·23기),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58·25기),이숙연 특허법원 고법판사(56·26기) 3명으로 압축됐다. 올해 고위법관 재산 1위(약 202억 원)인 윤 고법 부장판사는 2005년 여성으론 처음으로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맡았고 서울고법 노동·선거전담부, 법원도서관장 등을 거쳤다. 박 고법판사는 대법원 노동법 실무연구회 등에서 활동한 노동법 전문가다. 포항공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이 고법판사는 인공지능(AI) 전문가다. 법원행정처 정보화심의관 등을 거쳤으며 대법원 산하 인공지능연구회장을 맡고 있고 KAIST 전산학부 겸직교수로 일하는 등 정보기술(IT)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대법원장 낙마’ 이균용 탈락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낙마한 대법원장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 심사에 동의해 논란이 됐던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62·16기)는 탈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조3808억 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내린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59·19기)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날 후보추천위 회의가 저녁까지 이어지며 오후 7시가 지나서야 9명이 발표됐는데, 논란이 됐던 후보들을 포함시킬지를 두고 상당한 토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옥 전 대법관 이후로 맥이 끊겼던 검사 출신 대법관이 나올지도 관심이 쏠렸으나 이완규 법제처장, 이건리 변호사가 탈락하면서 검사 출신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광형 추천위원장은 “법률가로서 높은 전문성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면서도 시대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통찰력과 포용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굳건한 의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두루 갖춘 후보자를 추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 성향인 김선수 노정희 대법관이 퇴임하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판결의 진보 색채가 옅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 현재 전합은 중도·보수 8명 대 진보 5명 구도로 개편돼 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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