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시내 음식점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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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식품·외식 기업들이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을 인하한 배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온다. 정부는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한 기업의 자체 판단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정부의 가격 통제에 따라 낮춘 것으로, ‘풍선효과’ 등과 같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식품·외식물가 동향과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을 공유하고 물가안정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누적된 경영비 부담,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일부 기업들의 산발적 가격 인상은 있으나,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품목들도 있어 식품·외식 물가상승률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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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에 따르면 동원 F&B와 오뚜기 등 식품·외식 기업은 올 들어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 제분 4사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밀가루 판매가격을 3.2~6.5% 인하했고, 오뚜기는 4월부터 식용유 가격을 5% 내렸다.
동원 F&B는 지난 1~2월부터 수산물 가공품 등을 9%에서 32%까지 인하했다. 앞서 피자알볼로 등은 지난해 6월부터, 맘스터치는 올 4월부터 제품 판매가격을 각각 4000원, 1000원 내렸다.
농식품부는 식품·외식업계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율의 할당관세 적용 확대, 식재료 구매 지원, 외국인 근로자(E-9)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제품 판매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이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격 인하 협조 요청과 별개로 기업 자체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판매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혜리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고물가 때문에 집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냉동피자와 냉동치킨 등의 수요가 부쩍 늘면서 가정간편식 매출이 기존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을 추월하고 있다”며 “정부의 가격 인하 요청도 기업들이 고려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장에서 경쟁하려는 위기의식에서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강도높은 물가 관리 정책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먹거리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판매가격 인하와 동결, 또는 인상 자제를 요청해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올 들어 물가 현장을 방문한 횟수만 50차례에 육박한다.
윤병선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외식·식품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원재료들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농가의 생산성 기반을 제대로 갖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놓고 압박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으로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협조 요청과 같은 방식으로 당장은 가격 안정 효과를 볼 수 있겠으나 나중엔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 등과 같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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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6111352001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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