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신와르, 전쟁 장기화 유리하다고 판단”
휴전 협상 장기화 우려…美에 답변은 보내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지도자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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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군사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가 민간인 사망이 늘어날수록 하마스에 유리하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쟁이 장기화 될수록 잃은 것은 이스라엘 쪽이 더 많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판단을 하고 있는 신와르가 휴전 협상을 주도하는 만큼 가자지구의 평화는 쉽게 오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신와르가 카타르 주재 하마스 정치 지도부 등에 전달한 메시지 수 십 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신와르가 이스라엘과의 휴전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민간인 희생까지 감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와르는 하마스 정치 지도부에 보낸 한 메시지에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을 두고 알제리의 프랑스로부터 독립 과정에서 수십만명이 싸우다 죽은 사례를 언급하며 “필요한 희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4월 11일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세 아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것을 두고도 하니예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들(하니예 아들들)과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이 이 나라의 혈관에 생명을 불어넣어 영광과 명예를 되찾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라마단 전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하마스 정치 지도자들에게 휴전 협상에서 양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는 “민간인 사상자가 많아질수록 이스라엘은 전쟁을 중단하라는 국제적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라파에서의 이스라엘의 진격은 공원을 산책하는 것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며 군사적으로 이스라엘을 괴롭히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뒤이은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지금까지 이스라엘 국민 1200여명, 팔레스타인인 3만7000여명이 사망했다. 이같은 민간인 희생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무분별한 공습과 전쟁범죄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무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신와르는 이번 휴전협상에서 하마스의 결정을 좌우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그런 그가 전쟁의 장기화가 하마스에게 유리하다고 믿는다는 것은 휴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직접 3단계 휴전안을 제안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은 10일 해당 휴전안을 지지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휴전안은 ▷1단계 6주간 완전한 휴전 및 인질 다수 석방,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2단계 생존 인질 전원 석방 및 영구적 적대 행위 종식, 이스라엘군 가자 전역서 철군 ▷3단계 대대적인 가자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반환 등으로 구성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1일 텔아비브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은 신와르가 최종 결정권자라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3단계 휴전안을 하마스가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면서 “사람들의 고통을 끝내고 이스라엘 인과 팔레스타인 인 모두에게 진정안 안보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일을 할 것인지 하마스의 답변이 말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마스는 이 휴전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는 공동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종전을 위한 협상 타결에 긍정적으로 임할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의 답변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해를 우선시했다. 합의는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공격의 완전한 중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카타르와 이집트에 보낸 답신을 받았으며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평가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삼갔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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