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 "북한 예측 불가능… 미국, 어떤 일이든 준비돼 있다"

"북한에 방어태세 내리지 않을 것"
남북 갈등엔 "긴장 고조보단 완화를"

필립 골드버그(왼쪽) 주한미국대사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가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탈북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대남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 문제로 남북한 간 갈등이 불거진 데 대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11일(현지 시간) "우리(미국)는 일어나는 어떤 일에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방어태세를 결코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국대사관이 남북한 상황을 시시각각 확인하고 있다며 "미국의 약속에 대해 한국(정부)이 안심하고 한국 국민이 안심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범위의 군사 및 안보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있는 2만8,500명의 미군 병력은 미국의 장기적 안보 공약의 증거"라고 덧붙였다.

남북한의 최근 갈등 상황도 언급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의 '오물 풍선'에 대해선 우선 "터무니없고 매우 비생산적"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에서 동맹국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윤석열 대통령 및 그의 정부가 이런 도발을 억제할 목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조치들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남북 간 긴장감이 커지는 데 대해선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낸 이유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든 데 대해 "우리는 물론 표현의 자유를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아니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북러 관계 강화, 북한의 대중국 관계 관리 등의 역동성 때문에 과거와 국면이 다르다며 "그 측면에 대해 약간의 주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도 주문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우리가 중국과 하듯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프로세스"라며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