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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르포]44만원에 잠실→인천공항 '20분컷'…헬기 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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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인천공항 자차로 1시간20분
"44만원에 빠르고 안전하게 비행"
UAM 시대 온다…헬기부터 고객 접점 확대


10일 오전 11시께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 헬기장. 겁이 많아 바이킹도 못 타는 기자가 인생 처음으로 헬리콥터(헬기)에 올라탔다.

조종석엔 기장과 부기장, 승객석엔 정비사를 포함한 8명이 탑승했다. 안전벨트를 채우고 헤드셋을 쓴 뒤 창밖 풍경을 담기 위해 오른손에 카메라를 들었다. 나머지 한 손은 의자 시트를 꽉 잡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웬걸. 이륙할 땐 소음과 흔들림이 조금 있었지만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맞은편에 앉은 신민 모비에이션 대표가 권유한 대로 헤드셋을 벗었는데 생각보다 조용했다. 나중에는 몸을 돌려 조종석을 구경할 정도로 편안해졌다.

잠실을 출발한 헬기는 만남의광장(양재)에서 회항해 잠실로 돌아왔다. 헬기가 뜨고 내리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8분 남짓. 차량으로 왕복 50~60분 걸리는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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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경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 헬기장. 헬리코리아가 소유하고 모비에이션이 서비스하는 '본에어' 헬리콥터가 도착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국내 최초 UAM 플랫폼 서비스

'본에어'를 출시한 모비에이션의 신민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직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헬기 등 소형 항공운송서비스를 대중화하겠다"며 "기존 항공과 도심항공교통(UAM)의 브릿지(가교) 역할을 하며 한국형 에어 모빌리티 시장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모비에이션은 2021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잠실헬기장 운영관리를 시작했다. 인천공항1터미널 인근 헬리패드 이용권도 보유했다. 그리고 이번에 국내 최초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 플랫폼 본에어를 선보였다.

잠실(강남)과 인천공항을 20분 만에 오갈 수 있는 본(VON)루틴 서비스 이용요금은 1인 편도 기준 44만원이다. 차량으로 1시간 20분 걸리는 구간을 '반의 반' 시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셈이다. 미리 수하물을 수거해 공항에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날 시승행사에선 코스 중 일부 구간인 잠실-양재를 왕복했다. 보통 시속 180~230km으로 날지만 이날은 160km로 운항했다. 헬기는 300~500m 정도의 높이로 비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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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내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김진수 기자


빠르긴 한데…콩나물시루 느낌?

헬기투어 상품을 제공하는 타사와 비교할 때 본에어는 관광보단 이동에 중점을 두는 듯했다. A사는 잠실-광나루-잠실 코스를 1인 36만원, 잠실-여의도-팔당-잠실 코스를 1인 129만원에 책정했다. 2인 이상 탑승하면 운항한다.

본에어는 가격 경쟁력이 앞서지만 최소 탑승인원(8~11명)을 채워야 출발한다. 늦어도 출발 3일 전엔 예약이 확정된다고 한다.

현재 본에어 앱에선 이달 19일 일정부터 예약할 수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개 타임이 있지만 실제 매시간 가능한 건 아니다. 최소 인원을 충족해 예약이 확정돼야 출발한다. 신민 대표는 "정확한 수요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모두 오픈한 상태"라며 "하루 1~2번 운항할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탑승한 중형기는 기장과 부기장, 정비사를 제외한 승객이 7명이었는데도 실내가 꽉 찬 느낌이었다. 11명을 태워야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다고 하니 실제 이용하기엔 더 답답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기의 경우 3명을 태운다. 신민 대표는 "짧은 거리는 빨리 가는 용도로 많이 쓰기 때문에 좁게들 타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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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내부 좌석 모습. 넓어보였지만 성인 8명이 타니 꽉 찼다. /사진=김진수 기자


당일 취소되면 "전액 환불"

하늘길을 이용하기 때문에 받는 제약도 있다. 일단 야간 비행, 우중 비행이 금지된다. 신민 대표는 "날씨 때문에 운항하지 못하는 경우는 1년에 30% 정도, 대부분 장마철이다"라며 "일정이 취소될 경우 전날에 미리 공지하고 전액 환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비행할 수 없고 기타 국가안보 등에 따라 비행이 제한되기도 한다.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전용기를 타고 해외 순방길에 오른다는 소식이 당일에 알려졌다. 민간항공기 운항이 일시 금지되며 시승행사가 1시간 늦게 시작됐다.

실제 서비스였다면 비즈니스 등 중요한 일정을 위해 예약한 이용자가 당일에 불편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신민 대표는 "VIP 일정은 당일에야 알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돌발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며 "재작년 삼성화재와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고객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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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노선을 예약하는 본루틴 외에도 원하는 시간, 장소를 정할 수 있는 '본프라이빗'도 모비에이션의 주요 사업이다. 잠실헬기장에서 부산 김해공항까지는 1시간25분가량 소요되며 예상 운임은 1800만원이다. 12명이 탄다면 1인 150만원꼴이다. /본에어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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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프라이빗 서비스도

본에어는 현재 강남~인천공항 외에도 본루틴 노선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 서비스 출시 후 수요 데이터를 확보한 뒤 김포~잠실, 여의도~세종시 등 신규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의도~인천공항 노선은 1인 편도 30만원 미만으로 책정해 합리성을 높인다.

신민 대표는 "서울권을 벗어나면 규제가 적다. 지방의 경우 착륙할 토지를 확보하고 미리 신고만 하면 꽤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다"며 "지역의 주요 거점은 헬리패드를 미리 섭외해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려고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지정된 노선을 예약하는 본루틴 외에도 원하는 시간, 장소를 정할 수 있는 '본프라이빗'도 모비에이션의 주요 사업이다. 잠실헬기장에서 부산 김해공항까지는 1시간25분가량 소요되며 예상 운임은 1800만원이다. 12명이 탄다면 1인 150만원꼴이다.

모비에이션 측은 "시간 단위로 요금을 책정하는데, 헬기가 항상 잠실헬기장에 있는 게 아니라서 출발지로 오는 비용까지 포함해 가격이 들쑥날쑥할 수 있다"며 "대략적인 예상 운임일 뿐 확정 금액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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