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8일 전면 휴진 선언에 "이번엔 다를 듯" vs "쉬면 손해 커"
의료계 집단휴진 계획...환자들 반응은 |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선언한 가운데 동네 병의원 등 개원가에서는 실제 휴진 여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유례없는 대규모 의대 증원에 따른 반발심에서 이번에는 개원의도 휴진에 대거 동참할 거라는 예상이 있는 반면, 하루만 쉬어도 손해가 큰 만큼 실제 진료를 접는 사례는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환자들은 이런 전망과는 별개로 제때 진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18일 휴진 동참에 관한 개원의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서울지역 개원의인 A씨는 연합뉴스에 "개원의들은 자영업자인 데다 동네 장사를 하기 때문에 하루만 문을 닫아도 손해가 크다"며 "인건비, 월세 등 고정 비용도 많이 드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개원의들이 병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정부 정책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겠냐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개원의 B씨는 "의협에서 하루 휴진하기로 결정했으니 이번에는 종전보다 참여율이 높을 거 같긴 하다"고 내다봤다.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협이 벌인 총파업(집단 휴진) 때는 첫날인 8월 14일 휴진율이 33%였으나 같은 달 28일에는 6.5%로 떨어진 바 있다.
투쟁선포하는 임현택 의협 회장 |
의협 지도부는 회원들에게 집단행동 참여를 독려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전날 전체 회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100일 넘게 광야에 나가 있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기 위해 저는 기꺼이 의료 노예에서 해방돼 자유 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헌 의협 부회장도 페이스북 계정에 "감옥은 제가 갑니다. 여러분은 쪽팔린 선배가 되지만 마십시오. 18일입니다"라며 휴진 동참을 호소했다.
개원가는 동네 병의원의 휴진에 따른 환자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원의 B씨는 "개원가는 워낙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내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환자들이 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다"며 "또 많이들 휴진한다고 해도 기존 환자에게는 미리 약을 넉넉히 처방해주면 되니까 아주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원의들의 생각과는 달리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피부 질환으로 일주일에 2∼3번 병원을 찾는 A씨는 연합뉴스에 "우리 동네 피부과는 전부 미용 관련 진료만 해서 부득이하게 다른 동네로 병원에 다니는데, 휴진할까 봐 걱정된다"며 "당장 목숨이 위급한 질병이 아니기에 큰 피해는 없겠지만, 상황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 온라인 카페의 한 이용자는 "다음 내원일이 18일인데 휴진 때문에 갑자기 (일정이) 미뤄졌다"며 "사전에 방문해서 며칠 치 부족한 약을 받으면 안 되냐고 물었는데 중복 처방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해서 강제로 단약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파업하는 건 존중할 수 있지만, 하루라도 약 없으면 생활이 힘든 환자를 내팽개치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단약 부작용은 내가 다 감내해야 하는데 대책 없이 휴진하면 환자는 어떡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동네 병의원 차원을 넘어 대학병원들까지 휴진에 동참하면 환자 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휴진을 결의하고도 대부분 대학병원 교수가 진료를 이어갔고 앞으로도 중증·응급 환자 진료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나 수술 일정 등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 개원의는 "대학병원 교수들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며 "대학병원은 중증 환자들의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하는데 수술이 지연되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는 환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의협은 이달 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교수 단체들도 의협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의협의 개원의에게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하는 등 집단행동에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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