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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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11주 연속 상승하는 등 반등세를 보이면서 경매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10일 경·공매 데이터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내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9.1%를 기록했다. 이는 4월(90.6%)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85.4%)을 웃돌았다.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8.7명으로 4월(7.7명)보다 0.9명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매 시장이 크게 얼어붙으며, 서울 강남권 주요 입지 아파트마저 경매 참여자가 없어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낙찰가율이 76.5%로 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약 1년 8개월 만에 90% 선을 다시 넘기며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낙찰가율, 응찰자 수 등 경매 주요 지표가 오름세다.
경매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 등 경매 지표는 일반적으로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경매 시장 참여자들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길 원하는데, 입찰 경쟁률이 높아지고, 낙찰가격이 시세에 근접할수록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 시세와 근접한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0일 감정가(20억)보다 2억3500만원 높은 22억3500만원에 낙찰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 중 낙찰가율 111.8%를 기록했다. 현재 이 아파트 해당 면적의 시세는 25억원 선이다. 또한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106.5%), 성동구 금호동1가 이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105.4%),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102.8%), 용산구 용산동5가 파크타워(101.5%) 등에서 나온 경매 물건들이 모두 감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신재민 기자 |
다만 낙찰가율은 서울 자치구별로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송파구의 낙찰가율은 100.7%를 기록했으며, 용산구(95.1%), 강남구(93.7%)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낙찰가율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강북구(69.6%), 도봉구(76.3%) 등은 낙찰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고금리 여파로 아파트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호도 높은 지역과 단지 위주로 낙찰가율이 강세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낙찰가율의 상승은 2022년과 지난해 집값 하락에 따른 감정가격 하락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감정가격이 낮게 형성돼 실제 낙찰가율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경매시장에 매물이 넘쳐나는 것도 변수다.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3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13건)보다 2.3배 늘었다.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집값 급등기에 대출을 받아 높은 가격에 집을 매수한 ‘영끌족’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한 경우(임의경매), 갭투자자(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한 사람)가 ‘역전세’(계약 당시보다 전셋값이 하락)를 맞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경우(강제경매)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이 늘어서다.
낙찰가율은 오름세지만, 경매 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을 뜻하는 '낙찰률'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2.5%를 기록, 4월(45.3%)보다 하락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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