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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일본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 기록 빠지면 세계유산 등재 반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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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등재 찬반여부, 일본 하기에 달려 있어"
한국일보

일본 니가타현에 위치한 사도광산의 내부 모습.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으로 일본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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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과 관련해 조선인 강제노역 기록을 빼버릴 경우 "끝까지 컨센서스를 막고 투표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등재를) 반대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한 역사를 배제한다면, 등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일본 니카타현에 있는 사도광산은 나가사키현 소재 하시마(군함도)와 마찬가지로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장소다. 그러나 일본은 19세기 말~20세기 전반에 걸쳐 발생한 조선인 강제노역 기간을 빼고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시대 일본의 최대 금강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다는 사실만으로 등재를 추진했다.

이에 대해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전날 사도광산 세계유산 심사 결과로 '보류(refer)'를 결정하고 추가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일본 측에 요구했다. 사도광산에 '모든 역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류는 미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하는 것인데,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확정은 다음 달 21~31일 인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유산위 회의에서 결정된다. 등재 결정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21개 위원국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성립된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통상 만장일치로 결정해왔다.

지금까지 표결을 통해 등재된 세계유산은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와 팔레스타인의 서안지구 '예리코 선사유적' 등 국제분쟁 지역의 유산이 대부분이다. 사도광산이 표결로 등재가 결정되면 '분쟁지역의 유산'이라는 흠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2021년 7월 새로 도입된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은 다른 국가와 잠재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대화를 충분히 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투표까지 가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면서 한일 합의를 이루려는 것이 양국 정부가 원하는 목표"라며 "일본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싶어 하는 만큼, 기대에 응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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