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자율복장’ 안내
IT업계 등에선 흔하지만…
보수적 건설업계서 화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패션 브랜드 어나더오피스의 ‘헤밍웨이 벨티드 쇼츠’. [무신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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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혹서기를 앞두고 일부 건설사가 ‘반바지 차림’을 허용하며 동종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정보기술(IT) 업계 등에선 반바지 근무까지 허용하는 복장 자율화가 이뤄진 지 오래지만, 보수적인 건설업계에서 캐주얼 정장을 넘어 반바지 출근이 가능해진 것은 눈길을 끈다는 반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본사 전 임직원에게 ‘자율복장’ 착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사내 근무 시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단정한 캐주얼 복장으로 하되, 반팔이나 반바지도 허용했다. 다만 민소매처럼 노출이 심하거나 꽉 끼는 옷 등 근무 분위기 저해하거나 서로 불편을 줄 수 있는 복장은 삼가하란 단서가 붙었다. 외부 회의 시엔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착용을 권고했다.
GS건설의 이런 변화는 다른 건설사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야깃거리가 됐다. 물론 주요 건설사들은 복장 규제가 완화된 지 오래다. 현대건설은 2019년 그룹사 차원에서 자율복장제를 전면 도입했다. DL이앤씨는 지난 2020년에 자율복장 제도를 전면 시행했다. 과거 일반 정장에서 넥타이를 뺀 캐주얼 정장으로 완화되고, 현재는 반바지나 슬리퍼를 제외한 자율복장으로 완화됐다.
그러나 반바지 근무도 허용된 경우는 흔치 않다. 개방적 조직문화를 가진 IT 기업 등이 몰린 판교에선 여름에 남녀를 불문하고 반바지에 샌들·슬리퍼를 신은 직원들이 많지만, 건설사 직원들은 ‘캐주얼 데이’에만 간소하게 입거나, 세미 캐주얼 정장 수준이 대부분이다.
이러다 보니 반바지 근무는 건설업계 조직문화 유연화의 한 단면으로 읽힌다. 수직적 분위기가 불편한 젊은 직원들이 늘고, 이탈도 잦다 보니 수평적 소통 문화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이다. 한 건설사 직원은 “수년 전 이뤄진 복장 자율화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다들 빠르게 적응하며 이제는 아무도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반바지 착용이 대외 홍보용에 그칠 수 있단 시각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직원은 “평소 복장을 행실로 연결하거나, 소위 ‘칼정장’이 더 유능해 보인다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간접적인 고과 불이익을 우려해 반바지 차림을 가벼운 마음으로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이미 공직사회에서도 반바지가 허용된 마당에, 한 회사의 반바지 허용이 화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건설업계가 얼마나 딱딱한 분위기인지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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