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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문재인 "아내, 등 떠밀려 인도행…호화 기내식 원천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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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9년 6월 29일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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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과 관련해 "이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며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회고록에서 문 전 대통령이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첫 단독 외교"라고 평가한 이후로 사실상 첫 입장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오늘(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힌다"며 운을 뗐습니다.

먼저 그는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청와대는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논란이 된 6292만원의 기내식 비용에 대해서도 "해외 순방 시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된다"며 "그러니 제공되는 세트 음식 외에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할 수도, 먹을 수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순방에 소요된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인다면 그 연유 역시 소관 부처나 기내식을 제공한 대한항공 측에 물어볼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해외 순방의 전용기 기내식 비용은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비용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같은 구성의 기내식을 반복적으로 다량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성의 기내식을 일회적으로 준비하는 것이어서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원수와 무관하게 기내식 운반과 탑재 등에 소요되는 고정 비용이 증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따라서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해 군중 앞에서 축사까지 해야 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인데"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는 "인도 측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내가 갈 형편이 안 되어 일단 문체부 장관이 방문단을 이끌고 가는 것으로 결정해두었지만, 인도 측에서 지속적으로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국·인도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해 등 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끝으로 문 전 대통령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성의를 다했던 인도 측은 어떻게 생각하겠나.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며 당시 자신이 보고받은 아내의 일정을 상세히 적었습니다.



내가 보고받았던 아내의 대강의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o 11월 4일(일)

- 09:00~18:10 서울 공항에서 델리 공항 이동 (하노이 경유)

o 11월 5일(월)

- 10:30~11:00 인도 외교장관 접견

- 11:30~12:25 인도 스타트업 시연 현장 방문

- 12:30 인도 대통령 영부인 주최 오찬 참석

- 14:00 모디 총리 예방 및 환담

- 16:30~17:45 델리공항에서 러크나우 공항 이동

- 20:00 인도 UP주 총리 주최 만찬 및 환담

o 11월 6일(화)

- 09:45~10:00 치칸 자수법 시연 참관

- 10:00~12:00 아요디아로 이동

- 15:00~16:00 허황후 기념공원 착공식 참석 (축사는 문체부 장관)

- 16:30~17:30 디왈리 축제 개막식 참석 및 축사

- 18:00~19:00 디왈리 축제 점등행사 참석

- 19:00~21:00 러크나우로 이동

o 11월 7일(수)

- 09:00~10:00 러크나우 공항에서 아그라 공항 이동

- 10:30~11:30 타지마할 관람

- 11:50 아그라 공항 출발 (하노이 경유)

o 11월 8일(목)

- 01:40 서울공항 도착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그간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두고 외유성 출장이라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김 여사가 수많은 비위를 저질렀다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물타기이자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라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어제(4일) "국민의힘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김정숙 여사가 마치 호화로운 식사라도 한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그악스러운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김 여사는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송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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