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상담 안내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상속세의 세제 개편론이 부상하고 있다. 다만 각론별로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개편 방향과 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종부세에 대한 접근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종부세 완화론에 일단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종부세 재검토 주장이 나오고, 다른 한편에선 반대 목소리가 불거지는 등 당내에서조차 혼선이 빚어지자 이를 진화하려는 발언으로 보인다. 진 정책위의장은 그러면서도 종부세에 대한 당내 논의가 무기한 연기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부의 세제 개편 추진 일정에 맞게 당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종부세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에선 '1주택 종부세 폐지'를 거론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종부세 개편을 논의하겠다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기본적으로 종부세 폐지가 바람직하다며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종부세는 그간 징벌적 세금인지, 이중과세인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는 종부세 개편 문제가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낳는 배경이 됐다. 세제 개편 각론에선 여야 간 입장차가 드러난다. 민주당 일각에서 나온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에 대해 정부·여당은 이견을 보인다.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이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의 과세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1주택자 종부세 폐지보다는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완화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속세 개편 논의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상속세 개편론과 관련해 유산취득세 전환 등 구체적인 방안을 거론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상속재산 전체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방식보다 세부담이 줄어든다. 국내 상속세는 2000년 최고세율을 50%로 올린 뒤 지금까지 적용돼 왔다. 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중산층 등의 세부담 완화나 재계의 경쟁력 측면을 아예 무시할 수도 없고, '부의 대물림'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도 간과할 수도 없는 민감한 이슈임은 분명하다.
정부는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에 구체적인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앞으로 논의 진전 여부에 따라 개편 방향의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종부세나 상속세 완화 기조를 반영하는 여야 간 협상이 진전된다면 이에 따른 세수 확보 문제도 고심해야 할 사안이다. 세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수록 '세수 펑크' 위기감이 끊이지 않는 재정 상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 문제는 규정상 재산세제나 상속·증여세제와 관련돼 있다. 기본적으로 조세 정의나 형평성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아선 안 될 일이다. 합리적 세제 개편 방안을 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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