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은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행정처분은 진행하면 안 된다며 미복귀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을 시 파업 등 강도 높은 집단행동을 진행하겠단 계획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4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안건에 올려 긴급 총회를 한다.
그간 의대 교수들은 대정부 투쟁 방식으로 '주 1회 휴진'을 택해왔다. 만약 전공의 행정처분이 이뤄질 경우 파업하겠다는 안건이 이번 총회에서 통과되면 필수진료과를 제외한 모든 과의 수술과 진료가 중단될 수 있다.
이날 정부는 100일 넘게 대치하고 있는 전공의에 대해 여러 '출구'를 마련해줬지만, 그래도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이뤄지면 안 된다는 교수들의 뜻은 강경하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4 yooksa@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전공의가 집단행동이 아닌 개별 의향에 따라 복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오늘부로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1만여 명의 이탈 전공의에게 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어긴 경우 의사면허 정지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며 절차를 밟아왔다. 그러다 총선 직전인 3월 말부터는 '유연한 법집행'을 강조하며 행정처분 절차를 일시 중단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장관은 이날 "전공의가 복귀하면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해 법적 부담 없이 수련에 전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공의 사직 사태가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일종의 '출구 전략'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8.4%(1만509명 중 879명)에 그쳤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허용해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를 새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기회에 수련병원을 옮기고 싶은 전공의들의 수요를 통해 진료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은 없을 것'이라는 내용보다 반대로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해선 행정처분 절차를 밟겠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전공의에 대한 법적 처분이 실제로 이어질 경우 대한의사협회(의협)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총파업과 무관하게 별도로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에 대한 법적 처분이 진행되면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것은 교수들 사이에서 초기부터 일관되게 얘기가 됐던 부분"이라며 "법적 제재가 실제로 진행된다면 단체행동에 대한 준비가 미리 필요하니 오늘 총회를 열고 논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3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CJ홀에서 열린 긴급총회에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4.03.11 pangbin@newspim.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공의들이 정부의 이같은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고 집단행동을 하겠다는 입장도 있다. 가톨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공을 전공의 개인과 병원으로 넘긴 셈"이라며 "전공의들이 회의를 통해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결정에 따라 교수 단체도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이는 박단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정부 발표 전날 전공의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하든 병원으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처분 역시 두렵지 않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를 향해 "행정처분을 내리든가"라며 "사실 이제는 뭐라고 지껄이든 궁금하지도 않다"라고 썼다.
의대 교수들은 이번 주 총회에서 정부 발표 내용을 토대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서울대와 연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논의를 진행하며,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는 7일 총회를 연다.
yknoh@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