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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AI 시대는 반도체가 미사일, 정부가 인프라 더 투자해야"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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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2019년 HBM 전담팀 해체… AI 혁명에 뒤처지는 결과 만들어

- 반도체 기성품에 강한 삼성, 엔비디아 최적 주문 제작에 약해

- 이례적 시기에 DS 부문장 교체한 삼성, 반도체 위기감 반영

- 한국, 반도체 '칩4 동맹'에서 현재 소외 중… 기술 우위 점해야

- 반도체 경쟁력 위한 요소? 신재생 에너지와 RE100 지원해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십니다. 2부에서는 반도체 얘기해 보겠습니다. AI 열풍 속에 반도체 시장의, 세계 시장의 흐름이 좀 바뀌고 있다, 그런 건데. 우리 기업에는 삼성이 지금 AI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의 AI 품질테스트에 떨어졌다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 위기라고 하는데 그 위기가 심화되는 것은 아니냐. 또 이런 걱정도 있는데 오늘 전문가 모시고 말씀 나누겠습니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형수>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한국의 반도체 산업, 최근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하면 초격차 이런 단어를 단어가 많이 떠오르는데 뭐랄까요,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슨 HBM 테스트에 떨어졌다, 이게 생경하게 느껴져서. 왜 그렇습니까?

◆ 이형수> 그렇죠. 삼성이 1등을 너무 오래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런가요?

◆ 이형수> 원래 IT 쪽 이야기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꼭대기에서 졸면 죽는다. 산꼭대기는 춥잖아요. 졸면 얼어죽습니다. 그런데 이제 삼성이 그동안 1등을 너무 오래해서 관성에 좀 젖었던 것 같고요. 또 시장의 변화, 둔감했는데 그 변화가 이번에 AI 혁명이라는 변화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결과적으로 보면 삼성이 2019년에 이제 이 HBM 반도체 분야에 대해서 손을 떼게 되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 결정이 한 5년이 지나고 보니까 잘못된 결정이었다라는 게 드러났다?

◆ 이형수> 맞습니다. 일단 그게 사실은 좀 중요한 사건이었죠. 2019년에 HBM팀을 해체를 해버렸으니까.

◇ 박재홍> 해체까지 했어요?

◆ 이형수> 해체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방송 들으신 청취자분들이시나 유튜브를 보시는 분들이 많이 아시겠습니다마는 HBM이 무엇이냐. 일단 고대역폭메모리라고 제가 공부를 했는데 맞습니까?

◆ 이형수> 맞습니다. 그러면 HBM이 왜 AI 시대에 들어서 필요해지는지부터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 기존에는 우리가 이제 컴퓨터라고 하면 CPU 중앙처리장치 중심으로 생각을 하잖아요. CPU를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연구소에 굉장히 똑똑한 석박사급 한 네 분이 계시는 거예요.

◇ 박재홍> CPU는?

◆ 이형수> 그분들한테 미분이나 적분 같은 아주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면 멋지게 해결해 드립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순차적으로 해 줘요. 그러니까 미리 요구한 것부터 순차적으로. 하나 끝내고 하나 끝내고 이렇게 하는데. 우리가 AI 가속기라고 하는 것은 GPU. 그래픽 프로세스 유닛 기반으로 만들어진 거거든요. 조금 다르기는 하는데.

◇ 박재홍> GPU.

◆ 이형수> 맞습니다. 그런데 GPU 기반으로 AI 가속기라는 게 만들어지는데 여기는 큰 강당에 중학생이 10만 명 있어요. 그 친구들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합니다. 아주 쉬운 연산이죠. 그런데 10만 명한테 시험지를 주려면 기존에는 메모리에서 CPU로 보내는 데이터시트가 그냥 직원 몇 명이 가서 하면 되죠. 그런데 10만 명한테 시험지를 갖다주려면 어떻게 되죠?

◇ 박재홍> 시간이 오래 걸리죠.

◆ 이형수> 굉장히 큰 건물에다가 높은 건물에다가 이 사람들이 시험지 나눠주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서서 시험지를 배포해 줘야 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그 큰 강당 옆에다가 D램의 아파트를 갖다놓는 거죠. D램 아파트인데 굉장히.

◇ 박재홍> 쌓아놓고 쌓아놓고 쌓아놓고 쌓아놓고 해서.

◆ 이형수> 맞습니다. 8층짜리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8층인데 그런데 이제 고속 엘리베이터가 왔다 갔다 해야 됩니다. 그게 몇 개 있냐면 1024개. 기존에는 길이 32개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32비트로 전송이 됐는데 HBM은 1024비트로 전송이 됩니다. 그러니까 AI라는 건 아주 고난이도 연산이 필요는 없지만 굉장히 많은 빅데이터를 동시에 밀어넣어서 빨리 줘야 됩니다. 그게 D램 아파트가 하이밴드 이즈 메모리라는 HBM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래서 고대역폭 메모리다라는 것이고.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기존에 많이 상용화가 됐던 메모리들은 한 32개, 32차선 고속도로라고 보면 되는데. 지금은 고속도로가 1024차선 고속도로가 됐다.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다만 그 고속도로에 가는 방식이 너무 고급일 필요는 없고 많이 동시에 많이 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다.

◆ 이형수> 많이 빨리 가야 됩니다.

◇ 박재홍> 빨리.

◆ 이형수> 빨리 가야 됩니다. 속도가 중요합니다. 대역폭이라는 게 결국은 빨리 가기 위한 방법이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대역폭이라는 게 특정 시간에 보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인데 그러한 정보를 빨리 보낼 수 있게 됐다라는 거죠?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 챗GPT AI가 생기면서 정보를 많이 머신러닝으로 배워야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모든 정보를 흡수해야 되니까 그런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

◆ 이형수> 맞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우리가 챗GPT라고 하잖아요. GPT라는 용어 중에는 G는 Generative 생성형 그리고 P는 pre. trained, 사전에 학습된. 그러니까 T가 중요해요.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만들어진 건데.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은 지금 모든 AI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에요. 그리고 transformer 때문에 컴퓨팅 파워. 우리가 이야기하는 굉장히 고성능의 AI 가속기와 HBM 수요가 늘어나게 된 계기가 이 transformer 때문입니다.

◇ 박재홍> 이 transformer 하는 회사가 엔비디아인 거군요, 그러면.

◆ 이형수>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을 내놓은 건 구글입니다. 구글이 2017년에 이제 처음으로 이 기술을 공개했는데요. 그러니까 사실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이 나오기 전에는 우리가 딥러닝이라는 기술을 많이 썼죠. 그러니까 사실 딥러닝이라는 기술의 한 갈래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원래 AI라는 거 처음에는 사람이 일일이 컴퓨터 코딩하다가 머신러닝이라는 기술로 왔다가 머신러닝에서 한 갈래인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한 딥러닝이 메인이 됐는데 그럼 딥러닝에서 transformer로 오면서 뭐가 달라졌냐면 딥러닝 때는 데이터 학습, 컴퓨팅 요구량이 2년마다 한 8배 정도 늘었어요. 그런데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이 생긴 이후로는 2년마다 대충 몇 배가 늘었을까요? 퀴즈.

◇ 박재홍> 예상은 좀 많이 해야 될 것 같은데. 한 800배?

◆ 이형수> 100배에서 200배 됐습니다.

◇ 박재홍> 200배. 200배. 많이 늘었네요. 100배, 200배.

◆ 이형수> 그러니까 2017년에 구글이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이걸 모두 갖다 쓸 수 있게 공개를 했죠. 그래서 이제 오픈AI라는 회사가 GPT라는 서비스를 개발했고 그게 2022년 11월에 처음 공개됐는데 사실상 AI 혁명 시작이라고 봐도 됩니다.

◇ 박재홍> 제가 머신러닝이라는 단어도 그래, 머신러닝. 딥러닝할 때도 참 공부할 거 많네 싶었는데 이제는 transformer까지 생겼는데 굉장히 버겁네요.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 이형수> 쓰는 사람들 입장에서 알 필요는 없는데.

◇ 박재홍> 알 필요는 없는데.

◆ 이형수> 그런데 중요한 것은 transformer라는 알고리즘으로 바뀐 덕분에 이 엔비디아라는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컴퓨팅 파워 수요 때문에 급성장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고대역폭 메모리. 삼성의 고대역폭 메모리가 엔비디아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겁니까?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어느 정도 올리지를 못했다는 거예요?

◆ 이형수> 일단은 들어가지 못했으니까요.

◇ 박재홍> 들어가지 못했다.

◆ 이형수> 사실 지금 이제 엔비디아의 주력 칩이라고 하는 게 호퍼라는 플랫폼 기반의 H100이라는 칩이에요. H100이라는 칩에 지금 HBM3라는 고대역폭 메모리가 필요한데요. 여기는 SK하이닉스가 지금 독점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보면 SK하이닉스하고 삼성전자 주가가 굉장히 디커플링되고 있잖아요.

◇ 박재홍> 바뀌고 있다.

◆ 이형수> 그게 결국은 HBM을 누가 장악했느냐에 따라서 시장에서 밸류를 다르게 주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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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그렇군요. 사실 그런데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삼성의 기술력이 초격차 세계 최고 수준인데 어떻게 그게 안 될 수 있을까. 어떤 부분이 부족했던 겁니까?

◆ 이형수> 일단 HBM이라는 메모리 자체가 굉장히 특이한데요. 기존에 우리 메모리 반도체라고 하면 범용이 대부분이죠. 보통 우리 메모리 반도체라고 하면 D램이나 낸드플래시 같은 것을 생각하잖아요. 그런 것들은 범용입니다. 그러니까 기성품이에요. 어떤 모드에 꽂아도 다 작성되게 되는 건데요. HBM이라는 아이템은 약간 파운더리 같아요. 주문형입니다. 그래서 고객사한테 최적화해서 맞춰줘야 되는데요. 그러면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그 성능에 딱 맞게 만들어줘야 돼요. 그런데 엔비디아하고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이런 협력을 하면서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고요. 삼성전자는 그걸 따라가려고 하니까 삼성이 범용은 잘합니다. 기성품을 굉장히 잘 만들어요. 그런데 주문형은 못 만드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모든 아이템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기자가 있고. 시사 프로그램 전문 기자가 있는데. 이제 HBM은 시사만 할 수 있는 잘하는 그러한 전문성 있는 반도체다?

◆ 이형수> 시사 쪽에서 톱을 먹는 사람이 필요한 거죠. 어정쩡한 건 안 되고 최고 하나만 필요한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삼성 입장은 테스트 잘 진행되고 있다. 이게 맞춰가는 과정이지 이게 테스트를 통해서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지 이게 무슨 너무 기술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바로 반박을 하고 있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테스트는. 이렇게 발표하고 있습니다.

◆ 이형수> 사실 기술력이라는 게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서 다를 수 있는데요. 삼성이 반도체를 못 만들지는 않겠죠. 그런데 이제 예전에는 그냥 범용으로 대량으로 잘 만들면 되는 건데 지금은 엔비디아가 필요한 걸 만들어줘야 됩니다. 그런데 그걸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엔비디아가 원하는 어떤 스펙, 어떤 성능, 전력소모라든지. 특히나 열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GPU라는 건 자체가 연산이 굉장히 많아요.

◇ 박재홍> CPU에서 GPU로 전환이 되는데.

◆ 이형수> 그러니까 AI 가속기가 연산이 굉장히 많은데 그러면 열이 많이 나잖아요. 그러면 HBM에서도 열이 많이 나면 큰일 납니다. 그래서 HBM에서 열 성능이 되게 중요한데 삼성이 하는 기술 자체가 이제 SK하이닉스 대비해서 30% 정도 열 성능이 떨어진다. 그런데 반도체에서 열이 많이 난다는 것은 전력 소모, 효율이 좋지 못하다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떨어지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지금 세계에서 HBM 반도체를 제일 잘 만드는 회사는 SK입니까?

◆ 이형수> SK하이닉스가 제일 잘하고 있고요. 사실상 아직까지는 하이앤드 쪽은 독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HBM3라는 아이템이 제일 하이앤드거거든요. 원래 2013년에 HBM1이라는 게 나왔고 그 뒤로 HBM2라는 게 나왔고 HBM2E. E는 익스텐디드거든요. 그러니까 확장 버전이고. 그리고 4세대가 HBM3입니다. 그런데 HBM3 4세대는 지금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고 이제 차세대 칩이 나오는 건 HBM3E라는 익스텐디드 버전이죠. 이게 5세대 HBM인데 여기부터 이제 마이크론이 들어왔고요. 삼성은 이 콜을 못 받고 있습니다.

◇ 박재홍> 초대 못 받았다는 게 지금 아까 말했던.

◆ 이형수> 맞습니다. HBM3하고. HBM3 둘 다 지금 진행 중인데요. 둘 다 못 받았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말씀하신 2019년에 이제 팀을 아예 없앴다고 했는데, 삼성에서는. SK는 그럼 유지를 했던 거네요?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 시기에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을 것인데. 삼성도 만만한 기업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떤 이유로 2019년에 없앴던 겁니까?

◆ 이형수> 이게 사실 어떻게 보면 운이 없다고 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AI혁명이 올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2010년에. 그렇죠?

◇ 박재홍> 5년 전.

◆ 이형수> 그때는 아무래도 전문 경영인들의 힘이 셌었고 이제 효율 중심으로. 왜냐하면 전문경영인은 자기 임기 내에 뭔가 보여줘야 되잖아요. 그럼 최대한 효율적인 거. HBM 쪽은 도저히 시장이 열릴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까 비용 줄이자라고 해서 정리를 해 버린 거고 SK하이닉스는 그래도 이제 오랫동안 엔비디아하고 협력 관계가 있으니까 그래도 한번 밀어보자 이런 조직 문화가 남아 있었던 거죠.

◇ 박재홍> 그 SK의 전략적인 선택이 지금의 이제 현실로 온 것인데. 사실 또 하나 화제가 됐던 게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 잘 모르실 것 같은데요.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를 했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됩니까? 리더를 교체하는 것도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 자체가 이 부분에 있어서 좀 뭔가 큰 위기감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 이형수> 일단 삼성에서 부문장이 어떤 분인지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추가 설명을 드리면 삼성에서 부문이라고 하면 2개가 있습니다. DS부문, 반도체하고 부품 쪽 담당하는 부문장 있고요. 그리고 세트 쪽을 담당하는 부문장이 있습니다. 여기는 보통 부회장이나 사장급이에요. 그러면 부문장 밑에 DS 부문장 밑에 메모리 사업부장이 있고요. 그리고 파운더리 사업부장이 있고 그리고 시스템LSI 사업부장이 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큰 조직의 수장인 거죠. 이런 분을 보통 연말 12월에 인사를 내면서 바꾸죠. 그런데 저도 반도체를 거의 18년 분석했는데요. 삼성을 18년 동안 봐왔죠. 올해 부문장 인사를 내놓는 건 처음 봤습니다. 그만큼 삼성이 이례적이고요. 그리고 이제 삼성의 인사 기조 자체가 항상 젊은 피잖아요. 그래서 이제 젊은 사람이 이어받게 보통 하는데 전영현 부회장 같은 경우는 올드보이라고 하죠. 왜냐하면 2014년에 삼성 메모리 사업부장을 하고 삼성SD사업 대표이사로 5년 동안 발령이 났다가 돌아온 케이스거든요. 이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고요. 그리고 전임 경계현 사장보다 3살이 많습니다. 그래서 기존 삼성 인사기조하고도 안 맞는 그만큼 이례적이고 위기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그만큼 위기기 때문에 경험이 많았던 CEO급을 다시 배치해서 승부수를 띄우겠다 이런 전략이겠죠?

◆ 이형수> 이게 삼성 내부적으로 사실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많았어요. 그러니까 저도 삼성 출신 분들하고 이야기를 좀 해 보면. 삼성에서 아무래도 메모리라는 영역이 있고 그리고 이제 예전에는 D메모리라고 했죠. 요즘에는 시스템 반도체라고 하는데요. 설계 쪽이고 공정 파운드리 쪽이 있잖아요. 서로 트러블이 많았어요. 왜 그러느냐 하면 이게 AI반도체라는 특성 때문에 그래요. AI 반도체라는 건 기존에는 우리 반도체 따로 프로세스 따로 메모리 따로 했잖아요. AI라는 건 사람의 뇌를 모방한 거예요. 그런데 사람 뇌는 프로세스하고 메모리가 같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컨버전스가 돼요.

◇ 박재홍> 융합이 된다.

◆ 이형수> 컨버전스가 되면 누가 주도권을 가져갈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메모리 쪽에서는 당연히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어하고 그리고 시스템 반도체 쪽에서는 당연히 자기들이 주도권 가져가면서 메모리를 흡수하려고 하고. 이런 갈등들이 많았는데 이걸 아무래도 갈등을 정리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 박재홍> 고참들.

◆ 이형수> 그리고 정통 삼성 메모리 라인의 인력이 와서 정리하는 게 좋다 이렇게 생각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한편으로는 삼성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다른 나라 기업이 아닌 SK가 그래도 HBM 반도체 시장을 AI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니 국민들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 겁니까?

◆ 이형수> 일단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보통 한 올해 기준으로 보면 6000억 달러 정도로 봅니다.

◇ 박재홍> 6000억 달러.

◆ 이형수> 6000억 달러 정도면 수백 조 정도 되겠네요. 한 800조 정도 되겠습니다. 러프하게. 그런데 이제 그중에서 20에서 30% 정도가 메모리 반도체예요. 그러면 이제 올해 기준으로 한 1300억 달러 정도 됩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6:4 정도로 D램이 6, 낸드플래시가 한 4 정도 된다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나머지 3분의 2인 시스템 반도체를 예전에는 비메모리라고 했었죠.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있는 용어입니다. 비메모리라는 것은.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에서 우리나라가 한 70% 정도 마켓쉐어를 가져간다고 보시면 되고요.

◇ 박재홍> 메모리에서.

◆ 이형수> 그런데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3%도 안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HBM도 역시 메모리 분야.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잘하고 있는 것인데. 앞으로 그러면 우리나라가 결국 반도체랑 자동차로 먹고 산다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그러면 가장 큰 위험요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 이형수> 일단 AI 혁명이 시작되면서 반도체라는 게 점점 융합되고 있다라는 거죠. 그래서 예전에는 어떻게 보면 영역이 딱 분리되어 있었던 것이 점점 더 하나로 합쳐져요. 그러면 어떤 한쪽에서 끌어당기겠죠. 그러면 시스템 반도체 쪽에서는 당연히 메모리라는 영역을 흡수하려고 할 거고 당연히 메모리 쪽에서도 시스템 반도체라는 영역 일부를 가져가려고 할 거고. 여기서 우리가 메모리에서는 공고한 영역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자칫하다가는 끌려갈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 보면 글로벌이 이런 AI 반도체 동맹에서 미국하고 대만하고 일본의 협력이 굉장히 강화되고 있어요. 사실 칩4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는 소외됐다는 분위기가 크거든요.

◇ 박재홍> 왜 소외됐습니까?

◆ 이형수> 그게 왜냐하면 사실은 이게 정치적인 이슈도 있겠지만 저는 결국 삼성이 못해서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래요?

◆ 이형수> 만약에 삼성이 파운드리 쪽에서 어떻게 보면 기술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 TSMC를 위협할 정도의 기술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러면 우리의 발언권이 더 강했을 거라고 보고 있고요. 요즘에는 사실 기술이라는 게 글로벌 세계에서 어떻게 보면 외교적인 발언권도 지표로 되겠죠. 그런데 삼성이 TSMC를 위협하기는커녕 점유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기술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사실 이번 위기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사실 파운드리도 말씀하시고 하셨지만 대만 TSMC 얘기도 많이 거론됐었었는데 최근에는 또 TSMC와 더불어서 중국 기업 SIMC인가요?

◆ 이형수> SMIC.

◇ 박재홍> SMIC. 이 기업도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데 그러면 중국도 지금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에 이어서 계속 올라가고 있다?

◆ 이형수> 미국이 열심히 제재를 하고 있는데요. 그사이에 중국은 미국한테 두들겨 맞으면서 굉장히 맷집이 강한 친구죠. 그런데 그사이에 굉장히 많은 기술들을 잘 내재화했고요. 원래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의 SMIC라는 회사가 톱5 안에는 들기는 했어요. 중신궈지라는 회사인데요. 영어로는 SMIC인데 원래는 파운드리 세계에서 5위였습니다. 원래 1등은 TSMC, 2등은 삼성 파운드리, 3, 4위가 이제 대만의 UMC라는 회사가 있고 미국의 글로벌 파운드리스라는 회사가 있어요. 글로벌 파운드리스는 원래 AMD의 제조 부문이 본사에서 만들어진 회사고요. 5등이 SMIC였는데 이번 1분기 기준으로 SMIC가 UMC하고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제치고 3등이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지금 중국 기업도 굉장히 치고 올라온 상황이라고 보면 되는 것인데.

◆ 이형수>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것은 그 뒤에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라는 단어도 많이 유행을 했었고. 그 지원이 효과가 있다라면 보면 될까요?

◆ 이형수> 맞습니다. 중국의 산업 굴기라는 게 얼마나 무섭냐면 굉장히 산업 굴기를 많이 했어요.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쪽의 산업 굴기라고 보시면 되는데 중국의 최고 디스플레이 회사가 BOE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BOE라는 회사가 한 15년 전에 십몇 년 전에 8세대 LCD 라인 하나 투자했는데 보통 2조 원 정도 돈이 들거든요. 2조 원 정도. 그러면 대규모 장치산업 같은 경우는 감가상각이라는 게 중요해요. 그래서 생산 수율이라는 게 빨리 올라오지 않으면 회사가 굉장히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삼성이나 LG 같은 데는 미리 이런 수요 같은 것들을 시뮬레이션해서 투자를 결정하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그런 거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앙정부가 2조 원 중에서 중앙정부가 1조 원 정도 대줘요. 그리고 지방정부가 3000억 정도를 대줍니다. 그리고 국책연구소 이런 게 있잖아요. 거기서 한 3000억을 대줘요. 그러면 실제로 BOE가 투자한 돈은 3000억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2조 원 투자하는 데 20%만 있으면 되죠. 그러면 감가상각비라는 게 없어요. 그러면 생산 수율이 15%, 20% 되면 돌리는 거예요. 그리고 대만이나 일본이나 한국의 엔지니어들 엄청나게 돈 주고 스카우트해서. 생산 수율이 올라가면 이게 그 시장이 레드오션이 됩니다. 왜냐하면 가격 경쟁이 안 돼요. 중국이 보조금을 태우는 건데 반도체도 사실 그대로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지금 하이엔드 쪽 이 시장 말고는 사실 중국한테는 굉장히 따끔한 상황이죠.

◇ 박재홍> 그러니까 이게 또 최고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도 있지만 여전히 그 아래 등급 반도체가 필요한 시장도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시장인 경우는 또 값싼 반도체를 파는 중국에게 더 먹힐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 이형수> 맞습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반도체 제재, 특히나 첨단 반도체 제재가 강해지면서 어떠한 전략을 펼치고 있냐면 28나노급 이상. 여기는 제재가 포함이 안 됩니다. 여기에 한 30개 정도 짓고 있어요. 그러면 공급과잉이 되어버리죠. 그러면 이쪽 시장을 거의 다 먹게 돼요. 그런데 이게 양쪽으로 보면 사실 그러면 중국 반도체 전 세계가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거거든요. 이것도 굉장히 위험한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이게 반도체 산업이 어떤 국가 경제를 넘어서 정치적 문제까지 중요해졌고 바이든이 또 우리나라 왔을 때 바로 삼성 공장으로 갔었던 기억도 나는데. 그러면 우리 정부로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야 될 것이냐. 보조금도 수입한다고 하고 여러 가지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한다고 하는데 지금 가는 방향 맞습니까?

◆ 이형수> 그러니까 이제는 전 세계에서 제조업 레버리지를 제일 많이 쓰는 나라가 우리나라예요. 그러니까 전 세계.

◇ 박재홍> 어떤 말씀이죠? 레버리지라는 게.

◆ 이형수> 그러니까 거의 경제 규모에 비해서 제조업 비중이 너무 높고요. 수출 비중도 굉장히 높은 나라입니다.

◇ 박재홍> 수출 못하면 먹고 살지 못하는 나라.

◆ 이형수> 맞습니다. 사실 수출이 이 정도로 올인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드물어요. 왜냐하면 독일이나 일본, 중국 이런 데 비해서 우리나라가 제조업 비중이 굉장히 높은 나라거든요, 내수에 비해서. 그런데 지금 점점 더 우리나라가 어떤 제조업 기반을 뺏기고 있죠. 누구한테? 미국한테. 왜냐하면 지금 미국에다 계속해서 투자가 일어나고 있잖아요. 2차전지나 반도체 같은 경우. 이게 그러면 결국 투자와 고용이 미국으로 가면 우리 제조업은 굉장히 힘들어질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이게 그러면 그렇게 안 뺏기려면 미국이 주는 것만큼의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상당 부분 투표에 대해서 유인을 줄 수밖에 없고요. 그리고 인력을 준비해 줄 수밖에 없는 건데. 그럼 메리트들을 키워서 국내에 투자하게 만들어야죠. 그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같은 곳들이고요. 그래서 불과 몇 년 전에 이런 것들을 했다고 그러면 약간 어떤 대기업에 대해서 특혜, 이런 이야기를 했을 텐데 지금은 사실 그럴 상황은 아니에요. 굉장히 긴박한 상황입니다.

◇ 박재홍> 중국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굉장히 나라에서 투자 많이 한다고 하잖아요.

◆ 이형수> 맞습니다. 일본도 사실 TSMC가 일본의 구마모토 투자할 때 거의 절반 이상을 대줬어요, 돈을. 그리고 유럽 같은 나라들도 요즘에는 반도체 뿌리면 엄청나게 천문학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세계 질서가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예전에 관념으로 이야기를 하면 안 됩니다, 지금.

◇ 박재홍> 반도체가 무기가 됐군요, 나라에.

◆ 이형수> 예전에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반도체가 산업의 총알이고 폭탄이에요. 미사일입니다. 전쟁 무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래서 26조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하기로 했는데 이 지원책은 실효성 있게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물론 정부도 컨트롤타워가 있겠습니다마는.

◆ 이형수> 일단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지원되는 게 맞죠. 그리고 이제 사실 이런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지원도 중요한데요. 생각보다 우리나라가 인프라가 부족해요.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냐면 일단 예전처럼 석탄이나 석유 때서 에너지 만들어서 반도체 만들면 안 돼요, 이제는. 이제는 신재생 에너지 같은 청정에너지로 해야 되거든요. 이게 RE100이라는 표준이죠. 이런 것에 맞게 해 줘야 되는데 전혀 준비가 안 됐고요. 그리고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해서 반도체 팹으로 보내려면 송배전망 깔아야 되는데요. 이것도 굉장히 노후화돼 있고요. 송배전망 깔려면 지역, 다시 싫어하잖아요. 지역에서 다.

◇ 박재홍> 인체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 이형수> 맞습니다. 그런 것들도 부족하고요.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물을 많이 써요. 그런 부분도 사실 취약하고. 가장 결정적인 게 결국은 인재예요.

◇ 박재홍> 사람?

◆ 이형수> 사람인데요. 예전처럼 생산공장에서 이렇게 작업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은 물리학이나 유체역학이나 화학이나 이런 양자역학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기초, 어떤 기술을 많이 가진 분들이 중요한데요. 그런 쪽에 우리나라가 너무 취약하죠.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이제 재원 마련뿐만 아니라 인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시설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종합적인 골을 통해서 국가산업 발전의 고민이 시급하다, 이런 지적으로 말씀 듣겠습니다. 오늘 많이 어려웠습니다마는 그래도 쉽게 노력해 주셨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형수>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였습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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