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수사"
"검찰에 대한 겁박, 사법부에 대한 압력"
"법치주의의 근간 허무는 것"
이 총장은 이날 오후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특검법 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김성태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찰의 허위진술 강요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발의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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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오늘 민주당에서 판결 선거를 단 나흘 앞둔 이화영 경기도 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 특별검사가 검찰을 상대로 수사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을 발의했다"라며 "이화영 부지사는 2억5000만원이 넘는 불법 뇌물, 또 3억3000만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고, 800만달러, 그러니까 100억원이나 되는 돈을 북한으로 불법 송금한 혐의, 거기에 더해서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년 8개월 전에 기소를 했고, 1년 8개월 동안 재판을 받고, 세 차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그리고 단 나흘 뒤에 판결 선고를 앞두고 있다"라며 "이화영 부지사의 판결 재판 말미에는 심지어 이화영 부지사의 변호인이 '이화영의 유죄는 이재명 대표의 유죄를 강력히 추정한다'는 그런 주장까지 한 바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런 상황에서 수사 대상자인 이화영 부지사와 민주당 측에서 특검법안을 발의해서 검찰을 상대로 수사한다고 하는 것은 그 뜻과 목적과 의도가 어떠한 것인지 국민 여러분들께서 아실 수 있으리라고 본다"라며 "검찰은 이러한 특검은 검찰에 대한 겁박이자 사법부에 대한 압력이라고, 그래서 이러한 특검은 사법방해 특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 전 부지사가 제기했던 검찰 청사 내 '술자리 진술조작 회유' 의혹을 민주당이 특검 도입 필요성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이) 특검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이화영 도지사에 대한 회유, 또 전관 변호사에 의한 회유는 이미 검찰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그러한 술자리 회유가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고, 민주당에서도 그 이후에 이에 대한 어떠한 반박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치주의 국가라고 하면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수사 대상자가 검찰을 수사하는, 이러한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형사사법제도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형태의 특검이 발의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특검법 발의는 입법권을 남용한 것이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것"이라며 "공당에서 다시 한 번 이런 특검법 발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고 입법권을 남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 의견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화영 술자리에 대한 추가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이 총장은 "이화영 부지사에 대한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서는 앞서 저희가 구치소의 출정 계획이나 출정 일지를 통해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렸다"라며 "이화영 부지사의 주장은 5월, 6월, 7월 (술을 마셨다는) 시기도 달라지고, 장소도 검사실이네, 검사실 앞이네 하고 달라진다. 또 뿐만 아니라 술을 마셨다고,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마셨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술 냄새가 나서 마시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화영 부지사는 국회의원을 지내고, 부지사를 지내고, 킨텍스 사장을 지낸 정치적으로 중량감 있는 중진이다"라며 "그런 분에 대해서 어느 검사가 회유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검사가 이화영 도지사에 대해서 자신의 인생을 걸 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러한 내용을 가지고 일방의 허위 주장, 사법을 피해가고자 하는 사법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앞으로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명확하게 실체적 진실이 발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일선에서 수사하는 검찰 구성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는 요청을 받고 바르고 반듯하게 정도만을 걸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검찰은 옳은 일을 옳은 방법으로 옳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라며 "일선에서 검사들이 여러 가지 사법방해와 관련된 공격들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검찰 독재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검찰이 2년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한다"라며 "그러나 그것이 저는 검찰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우리는 바르고 반듯하게 정파와 이해관계, 신분과 지위와 관계없이 정도만을 걷겠다는 생각을 갖고 임해주기를 일선 검사들에게 꼭 당부하고, 그리고 저는 그걸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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