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어"
"그러한 원칙과 기준 견지하도록 지도할 것"
이 총장은 이날 오후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제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야 하지 않느냐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린다'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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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오늘 중앙지검 1차장부터 여러 차장이 새로 부임했고 검사장도 얼마 전에 보임했다"며 "수사팀이 재편돼서 준비됐으니 수사팀에서 수사 상황과 조사의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해서 바른 결론을 내리리라고 저는 믿고 있고, 그렇게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라 모든 사건에서 제가 검사들에게 당부하는 것은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 그러한 원칙과 기준을 우리가 견지해야 한다'라는 것을 늘 강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지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저희가 수사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저희 수사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저희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제대로 수사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만 갖고 있다"며 "특검법에 대해서는 저희가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만 드린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 총장은 이날 오후 수도권으로 전입하는 고검검사급 177명의 전입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검사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검사라는 직업의 '직(職)'은 '자리'라는 뜻이고 '업(業)'은 '일'이라는 뜻이며,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며 "'업', 즉 일을 통해 '직', 자리를 얻으면 이는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을 일이지만 '직'에 방점을 찍고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업'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라는 성경 구절을 검사직에 빗대어 인용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도권 전입 고검검사 전입인사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검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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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발언 말미 러시아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를 낭송했다.
시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있는 것, 현재는 항상 슬픈 것. 모든 것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나니"라는 내용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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