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개정된 규칙으론 대응 어려워…형평성 있는 보건 물품 접근 촉진"
질병청 "규칙 이행 지원 역할"…이행력 담보할 협약 합의엔 '실패'
국제기구 로고 세계보건기구 WHO |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보다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규정적 기반인 국제보건규칙(IHR) 개정문안 협상이 제77차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타결됐다고 질병관리청이 3일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전문가와 IHR 검토위원회 등은 2005년에 전면 개정된 현 IHR이 세계적 감염병 유행에 대응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WHO는 2022년 11월 IHR 개정 실무그룹(WGIHR)을 구성해 지난달까지 8차례 협상했고, 5월 27일∼6월 1일 열린 제77차 WHO 총회 기간 중 IHR 개정문안에 합의해 이를 총회에 보고했다.
IHR 개정으로 팬데믹 위기 상황의 정의와 선언 절차가 신설됐다.
WHO 사무총장은 감염병으로 인해 발생한 국제 공중 보건 위기 상황이 ▲ 넓은 지리적 분포를 가지고 여러 국가에 걸쳐 전파됐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경우 ▲ 해당 국가 보건 체계의 역량을 초과하거나 초과할 위험이 큰 경우 ▲ 국제적 교통과 무역의 혼란을 포함해 실질적인 사회·경제적 혼란을 초래하거나 일으킬 위험이 큰 경우 ▲ 전 정부 그리고 전 사회적 접근과 신속하고 공평하며 고도로 조율된 국제적 행동을 요구하는 경우 등의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긴급위원회의 자문을 고려해 팬데믹 위기 상황을 선언할 수 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 |
또 WHO 회원국은 보건 물품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형평성 있는 접근을 촉진하고, 이를 저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WHO 회원국은 다른 회원국이나 WHO의 요청이 있는 경우 국내 법률과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고려해 협력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재정 증진을 위해 '조정 재정 메커니즘'을 신설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재정자원에 대한 정보를 당사국에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IHR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IHT 이행 위원회를 설립하고, 해당 당사국 관할권에서 IHR 이행을 조정하는 IHR 당국을 지정토록 했다.
WHO 사무국은 IHR 개정문안을 회원국에 공식 회람하고 개정 동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회원국이 개정에 동의할 경우 회람일로부터 1년 후 발효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IHR 개정 협상이 타결된 역사적 순간에 부의장 역할을 수행하게 돼 기쁘다"며 "작년 12월에 개소한 한국의 글로벌 보건안보 조정사무소를 통해 향후 각 국가가 개정 IHR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WHO 회원국들은 IHR 개정 작업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강력한 이행력을 담보할 팬데믹 협약 합의에는 끝내 실패했다.
WHO는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폐막한 제77차 세계보건총회(WHA) 전체회의에서 늦어도 1년 안에 팬데믹을 대비한 국제사회의 공동 규범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WHO 회원국들은 올해 WHA 특별 회기 또는 내년 WHA까지 늦어도 1년 이내에 이른바 '팬데믹 협약'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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