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 해외채권 투자규모 역대 1위
한미 금리 역전 현상 지속되면서 미국채 인기 올라가
월스트리트 표지판(아시아경제 = 연합뉴스) |
올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채권 투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대부분 미국 채권에 투자했는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미 국채 투자 매력 증대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자본이득 가능성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은행의 '최근 개인투자자의 해외채권투자 급증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개인투자자의 해외채권투자 규모는 39억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역대 최대였던 2017년 33억달러를 올해는 단 1개 분기 만에 훌쩍 넘어섰다.
개인들의 해외채권투자는 주로 미국채권에 집중됐다. 한은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면서 해외채권의 투자매력이 증대된 점이 개인의 해외채권투자 확대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인 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5.5%로 금리 차이가 역대 최고치인 2%포인트에 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채권금리가 한국 채권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자본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에서도 관련 상품 판매가 늘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서 미국 장기국채 증권자투자신탁과 미국달러우량채권 등 신상품을 출시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 등 운용사들도 미국장기국채펀드 등을 출시했다.
표상원 한은 국제국 외환분석체계개선반 과장은 "올해 들어 미 국채금리(3년물)가 4%대 중반으로 반등함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면서 해외채권의 투자매력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미국 채권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은 자본차익을 노릴 수 있다.
고환율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올해 들어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상회하고 있음에도 개인의 해외채권 등에 대한 투자규모가 확대된 것을 보면 높은 환율에 대한 개인의 투자 민감도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는 평가다.
한은은 개인의 해외채권투자 확대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거시경제적으로는 대외금융자산 확충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개인의 캐리트레이드 수요 확대로 인해 외환시장에는 부담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캐리트레이드는 저금리로 조달된 자금으로 다른 국가의 상품에 투자하는 거래를 뜻한다.
표 과장은 "개인의 해외채권투자가 대체로 환헤지 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내외금리차 역전이 지속될 경우 개인의 캐리트레이드 수요가 이어지며 외환수급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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