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날’ 행진에서 한 시민이 ‘가자 학살을 멈춰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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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대신해 가자지구를 통치할 새 세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일지 주목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에서 보급로를 차단해 하마스를 꾸준히 ‘질식’시키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체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전이 이뤄지지 않은 마지막 지역인 최남부 라파흐에서도 제한적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흐에서의 지상과 지하에서 군사작전을 진행해 하마스가 무장을 강화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신 가자지구를 실질 통치할 수 있는 세력을 찾겠다는 뜻을 밝혀, 가자전쟁 마무리 수순으로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갈란트 장관은 이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어떤 과정에서도 하마스의 통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하마스를 대신할 ‘대안 정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런 틀을 바탕으로 가자지구를 고립시키거나 하마스 구성원을 제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달 31일 미국 쪽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전쟁 종식과 인질 생환을 위한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연정에 참여 중인 이스라엘 극우 정당들은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이 유화적인 방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 능력이 파괴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영구적인 휴전은 없을 것이라는 베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극우파들은) 협상이 채택될 경우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쪽은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선 ‘3단계 휴전안’에 대해 이스라엘의 수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2일 ‘디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3단계 휴전안에 대해) ‘예스’라고 말할 것으로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쪽은 이번 휴전안이 이스라엘 국가안보팀과 미국 국무부가 치열한 외교 협상 끝에 도달한 안인 만큼, 이스라엘도 무작정 거부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하마스도 이번 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주목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지원을 동반한 모든 인구 밀집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1단계) △하마스의 남은 인질 전원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모든 군대 철수(2단계) △가자지구 대대적 재건(3단계)을 뼈대로 하는 휴전안을 내놓은 바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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