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서 화장실이라고 적은 낙서가 발견돼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낙서를 한 사람이 영상도 직접 올렸는데, 중국인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원전오염수를 방류하는 데 항의하는 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홍갑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도쿄 야스쿠니 신사 이름이 새겨진 돌기둥 위로 올라갑니다.
바지춤을 내리고 소변을 보는 듯한 몸짓을 하더니, 잠시 뒤 주머니에서 빨간색 스프레이를 꺼내 영어로 토일렛, 즉 화장실이라고 크게 씁니다.
낙서를 마친 뒤 유유히 사라집니다.
중국 인터넷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이 남성은 어제(1일) 저녁 문제의 영상을 올린 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 항의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까? 아닙니다. 내가 본때를 보여주겠습니다.]
오늘 새벽 낙서를 발견한 야스쿠니신사 측은 돌기둥 주변에 가림막을 치고,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을 기물 손괴 혐의로 체포하기 위해 행방을 뒤쫓고 있습니다.
야스쿠니신사 돌기둥에서는 지난 2014년 한글 욕설 낙서가 발견된 바 있고, 2015년에는 신사 공중 화장실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 일본 사회에서는 "용의자 남성이 중국으로 달아나기 전 체포해야 한다"거나, "재발 방지를 위해 신사에 CCTV 설치하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이홍갑 기자 gapl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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