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내 위험물 운반 트럭과 전기차의 교통사고로 인한 차량 화재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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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통사고 감소 속에 내려가던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보험료 인하·물가 상승 등을 타고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손해율 악화는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차량 소유자 가입이 의무인 데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보험 계약자로부터 직접 받은 보험료)의 17.5%(2022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큰 부문이다. 이러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85.7%에서 지난해 80.7%로 꾸준히 내려가는 양상이다. 2022~2023년 연이은 보험료 인하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이동량 감소, 차량 기술 발전 등으로 교통사고 발생 빈도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엔 태풍 등 천재지변 피해가 작았던 것도 손해율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원은 향후 상황은 다를 거라는 데 무게를 뒀다. 보험료 인하 효과, 인플레이션 확대 등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손보업계의 전반적인 손해율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손해율은 2022년부터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형 보험사도 비슷한 어려움이 찾아올 거란 예측이다. 올해 대형 보험사의 평균 보험료(개인용 기준)는 2.6%, 중소형사·비대면사는 1.3% 각각 인하됐다. 보험료가 계속 내려가는 만큼 그와 반비례하는 손해율의 상승 압박은 불가피하다. 보고서는 "올해 보험료 인하 폭이 이전보다 큰 데다 대형사의 인하 폭이 중소형사보다 다소 큰 걸 고려하면 향후 대형사의 손해율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또한 차량 수리비·렌트비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최근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사고당 손해액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차량 수리비는 2013년 110만원 수준에서 2022년 161만원으로 올랐고, 신차의 평균 가격도 2020년 3984만원에서 지난해 4922만원으로 급등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분기 3%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차량 이용 증가도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실제로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 1~4월 주요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오름세가 뚜렷하다. 대형 손보사들도 1년 새 2~4%포인트가량 손해율이 상승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손해율 악화엔 아무래도 보험료 인하 누적, 차량 공임 인상 영향이 큰 편"이라면서 "이대로면 적정 손해율의 마지노선인 82~83%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이어지면 보험료 인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보험연구원의 천지연 연구위원·임석희 연구원은 "적정 수준의 손해율을 유지하려면 리스크를 반영한 보험요율 적용과 사고 감소 유도, 보험금 누수 억제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저위험·고위험 운전자에 대한 차별적 보험료 적용이나 안전운전에 따른 보험료 할인을 강화하는 식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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