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어제(30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판결 소식,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재판부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며 최태원 회장이 부인 노소영 씨에게 1조 3천800억 원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이런 판단에는 30년 가까이 공개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가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한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1년 무렵 최종현 SK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50억 원짜리 약속어음 6장의 존재를 2심에서 새롭게 제출했습니다.
어머니 김옥숙 여사가 1998년경 작성한 '비자금 메모'도 함께 냈습니다.
노 전 대통령 비자금을 어디에 맡겨두었는지 적어뒀다는 내용입니다.
메모에는 '선경 300억'이라는 문구가 있는데, 재판부는 메모에 같이 적힌 다른 사람 명의의 비자금들이 과거 수사와 재판에서 모두 드러나 환수된 만큼 '선경 300억'도 신빙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이 돈이 SK 선대 회장에게로 흘러 들어가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으로 사용됐고, 최태원 회장 재산 형성의 밑바탕이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태평양증권 인수 당시 정치권에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 덕에 당국의 조사나 자금 추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SK 그룹의 성장 배경에 '정경유착'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하고, 이 '정경유착'으로 증식된 재산을 65대 35의 비율로 나눠 가지라고 판결한 셈입니다.
'선경 300억' 비자금은 노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로 추징받은 비자금 2천629억 원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시간이 흘러 증거 확보가 어려운 만큼 형사 절차를 통한 환수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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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어제(30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판결 소식,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재판부는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며 최태원 회장이 부인 노소영 씨에게 1조 3천800억 원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는데요. 이런 판단에는 30년 가까이 공개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가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