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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낙서테러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지난해 12월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를 한 10대들과 범행을 사주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범행을 지시한 30대 강 모 씨는 전과 8범의 불법 영상공유·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로 사이트를 홍보해 광고 단가를 올리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오늘(31일) 브리핑을 열고 경복궁 담장 등 3곳에 스프레이 낙서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강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시를 받고 낙서를 한 18살 임 모 군과 17살 김 모 양, 낙서 범행 대가로 돈을 송금하는 등 강 씨의 불법 사이트 운영을 도운 조 모 씨도 불구속 상태로 함께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강 씨는 운영하던 불법 사이트를 홍보해 이용자를 늘려 배너 광고 단가를 높이기 위해 낙서 범행을 계획하고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만난 임군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문화재보호법상 손상 또는 은닉 등)를 받습니다.
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검거 직전인 올 5월까지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 5개, 음란물 공유 사이트 3개를 운영하며 도박 사이트 등에서 개당 500만∼1천만 원짜리 배너 광고를 받았습니다.
강 씨가 운영하던 불법 영상공유 사이트 내 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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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2억 5천만 원 상당의 광고 수익을 올리면서 저작권법·청소년성보호법·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영화 등 저작물 2천368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3개, 불법 촬영물 9개, 음란물 930개 등 수천 개의 영상이 배포 및 유통됐습니다.
강 씨는 사이트가 유명해지면 광고 단가가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군에게 "스프레이 칠을 하면 5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 씨는 조 씨를 통해 임군에게 스프레이 등 범행도구 구매 비용과 교통비를 5만 원씩 두 차례 송금하고 범행을 사주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6일 범행 당일에는 흰색 벤츠를 타고 현장 주변을 돌며 감시하고 낙서할 구체적 장소를 찍어 지시했습니다.
이후 이들에게 언론사에 낙서 사실을 익명 제보하도록 지시해 사이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 군과 김 양은 지시에 따라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서울경찰청 동문에 강 씨가 운영하는 사이트 주소와 함께 '영화공짜' 등의 문구를 각각 폭 3.9∼16m, 높이 2.0∼2.4m 크기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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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강 씨가 임군과 접촉하기 전 또 다른 미성년자 A군에게 국보 숭례문을 비롯해 경복궁 담장, 광화문 세종대왕상에 낙서 범행을 사주했으나 A군이 겁을 먹고 범행을 포기한 사실도 추가로 적발해 문화재보호법상 예비음모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그는 진술거부 등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이 지난 28일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자 흡연을 요청한 뒤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가 2시간 만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키 180㎝, 체중 59㎏로 마른 체격인 강 씨는 힘으로 왼쪽 수갑을 빼고 도주하다 인근 교회에 숨어들었고 그 안에서 오른쪽 수갑도 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명백한 증거를 제시받아 (혐의를) 부인해도 유죄가 나올 것이 뻔히 예상됐다. 최소 1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주 생각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강 씨가 은닉한 범행수익 등을 추가로 추적하는 한편 그가 운영하던 사이트의 관리를 맡거나 자금 세탁에 도움을 준 혐의로 검거된 공범 4명의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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