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총서 '채상병 특검 재발의' 당론 채택
이재명 "몽골 기병처럼 속도전 나서겠다" 엄포
특검 수사 범위 확대…공수처 수사 외압 의혹 수사
尹대통령-이종섭 전 장관 3번 통화 의혹 겨냥
대통령, 특검 임명 안 해도 자동으로 임명하기로
과도한 공세로 비칠 경우 與 이탈표 협력에 부정적 영향 우려도
장동혁 "민주당 입맛대로 특검…입법권 남용" 반발
이재명 "몽골 기병처럼 속도전 나서겠다" 엄포
특검 수사 범위 확대…공수처 수사 외압 의혹 수사
尹대통령-이종섭 전 장관 3번 통화 의혹 겨냥
대통령, 특검 임명 안 해도 자동으로 임명하기로
과도한 공세로 비칠 경우 與 이탈표 협력에 부정적 영향 우려도
장동혁 "민주당 입맛대로 특검…입법권 남용" 반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22대국회 첫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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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과 여당 반대로 부결된 채상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 재발의했다. 민주당은 특검법을 당론 1호 법안으로 채택하고 통과에 당력을 쏟겠다는 각오다.
재발의된 특검법은 기존 법안에 비해 수사 대상도 넓고 대통령의 특검 임명권을 제한하는 등 한층 강도가 더 세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만큼, 공세 수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법안 통과에 여당 '이탈표'가 필수적인 입장에서, 특검에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지를 놓고 우려도 제기된다.
野, 특검 재발의…'공수처 외압' 포함, 대통령 임명권 '견제'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21대 국회 마지막 국회에서 부결된 채상병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다. 국회 개원 첫날부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겨냥해 강공을 예고한 셈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권력자의 부당한 개입과 은폐 시도가 이제 진실의 법정 앞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라며 "몽골 기병 같은 자세로 민생입법과 개혁입법 속도전에 나서겠다"고 전의를 끌어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김용민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민생·개혁 1호 법안(민생위기 특별조치법, 해병대원 특검법)을 접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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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안과 달리 재발의된 특검법에서 눈에 띄는 점은, 수사 범위와 특검의 권한이다.
우선 수사 범위가 기존 △채상병 사망 사건 △이와 관련한 은폐·무마·회유·조작 등 불법행위에 더해 공수처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에 대한 범위가 추가됐다. 공수처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세 차례 통화 기록을 확보했지만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아 외압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부분을 집중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 대상에 국가인권위원회도 새로 포함했다. 앞서 인권위에서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의 피해 구제 진정사건을 조사한 뒤 박 대령의 항명 혐의 기소가 부당하다고 공소제기 취소를 권고했지만 묵살됐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검의 권한도 대폭 강해졌다.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야당이 추천한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으로 특검으로 임명되도록 했다.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미룰 수 없게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사 대상 사건이 재판 중일 경우 특검이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 취소를 할 수 있게 했다. 민주당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이 판단했을 때 박정훈 전 단장의 사건 이첩이 항명이 아니라고 판단할 경우 공소 취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사 대상에 '특검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를 명시해 외압 가능성을 차단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공'을 위해 특검 추천 권한도 분배했다. 기존 특검법은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추천한 4명 중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재발의된 특검법은 대한변협 추천 없이 민주당이, 다른 1명은 다른 비교섭단체 야당과 합의해 추천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민주당은 최근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는 만큼, 이에 맞게 공세 수위도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3차례 전화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공세 기류가 급물살을 탔다. 당 내부에서는 해당 통화 기록이 '제2의 태블릿PC'에 해당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한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직접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론이 심상치 않다"라며 "이에 맞춰 강력한 특검으로 대통령실을 겨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탈표' 유인에 부정적 우려도…與 "입맛대로 특검, 국민 이해 못 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에 대해 재의 요구 이유 설명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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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방적으로 특검에 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여당 이탈표를 끌어내는 데 불리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채상병 특검에 대한 여론 지지가 높지만, 자칫 정부·여당에 대한 과도한 공세로 여겨질 경우 맞공세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결집하게 될 요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채상병 특검법 통과를 위해서는 여당 이탈표 확보가 필수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이기 때문에 재의결 문턱 200석을 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서 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특검 내용에 대해 벌써부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사건을 검찰에서 가져다가 민주당 입맛대로 세운 특검에 수사를 맡기겠다는 건데 이거야말로 입법권의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특검 임명 지연을 방지한 조항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거부권과 특검 임명권을 없애겠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을 입맛대로 수사하겠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의 이탈표 단속이 예상보다 강력했던 것도 변수다. 앞서 지난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진행했지만, 찬성표가 179명에 그치면서 부결됐다. 17표가 부족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범야권 의석이 179석임을 고려하면 여당 이탈표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야당에서 이탈표가 발생한 상황이다. 당시 협상을 담당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은 22대 국회가 (21대보다) 더 단단할 것 같다"라며 "새로 당선돼 들어온 분들이라 특별히 당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거나 당정 관계에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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