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발 반도체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주 매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순매도 순위 상위권에는 반도체주 ETF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주도주를 외면한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진격하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주식형 ETF 중 9개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미국 기업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맹목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30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형 ETF는 'TIGER 미국S&P500'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해당 ETF를 4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레버리지와 인버스형 ETF는 제외한 결과다. TIGER 미국S&P500은 대표적인 미국 투자 ETF다. 미국 3대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500지수'를 추종한다. S&P500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으로 구성돼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2위와 3위도 각각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26억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352억원)로 미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는 ETF였다. 상위 10개로 범위를 넓히면 그중 9개가 미국 투자 ETF다. 이들 ETF 모두 상품명에 '미국'이라는 키워드가 들어 있다. 실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잔액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의 '내국인의 해외 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89.3%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79.9%)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일주일간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90억원어치를 매도한 'TIGER Fn반도체TOP10'이다. 이 ETF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등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다. 반도체주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들어 지난 29일까지 27.76% 상승했다.
2위는 미국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87억원)으로 나타났다. 1~10위 가운데 9개가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였고, 그중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KOSEF 글로벌AI반도체' 'TIGER 일본반도체FACTSET'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건 우선 투자자들이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주식 중 올해 가장 주목받은 한미반도체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174.26% 올랐다.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점유율 53%로 1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 또한 올해 들어 주가가 44.95% 올랐다. 국내 반도체 ETF는 대부분 지난해부터 주가가 크게 오른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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