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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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 공격을 강행하며 국제사회에서 점차 고립되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이스라엘 전시내각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 내내 곤두박질쳤던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최근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등 보도에 따르면 전시 내각의 주요 각료인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은 2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처참하게 실패했다”며 그의 사퇴와 연내 조기 총선 실시를 촉구했다.
중도우파 성향 국민통합당 소속인 아이젠코트 의원은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인물로, 이번 가자지구 전쟁에서 25세 아들과 19세 조카가 연이어 전사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전쟁의 복잡성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대신 하마스에 맞선 ‘완전한 승리’라는 슬로건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라파에서 하마스 3개 대대를 해체하면 인질들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망상을 퍼뜨리고 있다”며 “가자를 안정시키는 데는 3~5년이 걸릴 것이며, 하마스에 대한 대안 세력을 찾는 데는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 경제 회복 등의 선거 공약 역시 모두 이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도 네타냐후 총리의 전후 구상 부재를 비판하며 총리가 내달 8일까지 명확한 전후 계획을 내놓지 않을 경우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아이젠코트 의원의 공개 비판 후 집권 리쿠드당은 성명을 내고 간츠 대표와 아이젠코트 의원 등 전시내각 각료들이 “전쟁이 한창일 때 연정에서 탈퇴할 구실을 찾고 있으며, 승리 대신 정치 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점차 심해지는 내각 내 반발과 분열상에도 이번 전쟁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해온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1년 만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는 총리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36%의 지지율을 얻어 간츠 대표(30%)를 앞질렀다. 네타냐후 총리가 간츠 대표보다 지지율이 앞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사법부 무력화 입법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쳤던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전쟁 상황을 지렛대 삼아 내부 결집을 도모했지만, 전쟁 이후에도 그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조사에선 간츠 대표가 45%를 얻어 네타냐후 총리(27%)를 크게 앞섰고, 지난 2월엔 이스라엘 국민 85%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원한다는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채널12는 간츠 대표가 최근 연정 탈퇴를 경고한 것이 지지율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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