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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집 담보로 대출받아서 돈 줘”… 연 끊은 며느리 직장까지 찾아간 시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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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며 연을 끊은 아들 내외를 10년 만에 다시 찾아가 여러 차례 금전을 요구한 시아버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 10단독 손승우 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세계일보

서울남부지방법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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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A씨는 과거에도 아들 B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해 왔다.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지난 2011년 극단적 시도를 했다. 이후 B씨와 며느리 C씨는 A씨와 10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10월부터 A씨는 B씨를 수시로 찾아가거나 연락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계속되는 B씨의 거절에 A씨는 며느리 C씨의 직장 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C씨의 직장에 갑자기 나타난 A씨는 “내가 지금 돈이 필요한데, 너희 집 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아서 너의 명의로 된 통장에서 그 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달 동안 총 6회에 걸쳐 C씨의 회사나 집에 찾아가 기다리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A씨는 B씨 부부의 공동주택을 찾아가 집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른 혐의도 받는다. 아들 B씨는 A씨를 아파트 주차장으로 데리고 나가 “돈 못 드리니까 제발 찾아오시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같은 날 재차 이들의 집 현관문을 두드리고 손잡이를 흔든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라는 이유만으로 끊임없이 돈을 요구하며 괴롭혀 왔으면서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이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고소한 이후에도 아들에게 계속해 돈을 요구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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