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회의원 의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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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축소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연일 띄우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CBS라디오에서 “공수처가 수사에 굉장히 속도를 내고 있더라”며 “지금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 공수처 수사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수사를 기다려 줘야 한다”며 “본인들이 채 상병 사건을 공수처에 고발해놓고, 이후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정치공세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채 상병 사건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 조사 기록을 경찰에서 되찾아오던 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3차례 통화했다는 언론 보도에 여권은 “공수처가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규명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이라고 대응했다. 여권에 불리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공수처가 잘하고 있다”며 치켜세운 것이다.
지난 3월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금지 논란이 있었을 때만 해도 국민의힘은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을 한번도 소환조사하지 않고 뭉그적댔다”라거나 “공수처와 민주당이 여론몰이를 합작하는 것 아니냐”고 십자포화를 쏟아냈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표결을 앞두고 긴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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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여 만에 공수처에 대한 입장이 확 바뀐 것은 여권이 채 상병 특검법을 방어하기 위해 ‘선(先)수사, 후(後)특검’ 기조로 전환한 것과 관련이 깊다. 지난 28일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은 부결시켰지만, 야권은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태세다. 이에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고 특검을 논의하자”는 명분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다만 여권 내부에선 공수처가 8개월째 수사 중이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도록 공수처를 압박해 정치 쟁점으로 재부상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공수처는 태생적으로 민주당과 가까울 수밖에 없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며 “‘잘한다’ ‘기다리자’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일을 하도록 지적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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